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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병행(疲兵行) - 2. 졸병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군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피병행(疲兵行) - 2. 졸병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군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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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졸병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군

 

自言少年繫軍籍 스스로 말하네. “젊을 적에 군적에 메여
傷心幾度關山苦 상심하며 관문의 산의 괴로움 몇 번 겪었던가?
關山之苦豈徒云 관산의 괴로움 어찌 다만 말로만 하겠는가?
苦將膏血輸將軍 괴롭게 고혈 가져다 장군에게 보내니,
將軍好擁黑貂裘 장군은 흑담비가죽 좋다고 끌어안는데
一貂皮當金十斤 한 담비 가죽 10근의 값어치에 해당하고
將軍好食太牢味 장군은 훌륭한 음식[각주:1] 좋다고 먹기에
一日軍中九牛死 하루에 장막 속에서 9마리의 소 죽는다네.
山無餘貂野無牛 산엔 남은 담비도 없고 들판엔 소도 없자,
誅斂無窮捶楚至 가렴주구가 끝없어 회초리질 하기에 이르렀네.
鼎中粒機中布 솥 속 낱알과 베틀 속 포조차
一一輸入將軍庫 하나하나 장군의 창고에 들어가네.
將軍日肥士日瘠 장군은 날로 살쪄가는데 병사는 날로 말라가
欲往訴之逢彼怒 가서 하소연하려 하나 저들의 화냄 만난다네.
至尊每憂軍士凍 임금께선 매번 군사들이 동상 걸릴까 걱정하여
毛衣衲衣年年送 털옷과 누빈옷 매년 보내오나
將軍分給亦不均 장군이 나누어줌은 또한 고르질 못하여
煖者無多寒者衆 따뜻한 이는 많지 않으나 추위에 떠는 이는 많지.
蟲蝗水旱無歲無 황충과 홍수와 가뭄이 없는 해가 없지만
不聞賑恤聞催租 구휼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세금 재촉하는 말만 들리네.
一家丁壯十餘口 한 가족의 장정이 10여명인데
過半相携逃入胡 과반이 서로 이끌며 도망하여 오랑캐의 땅으로 들어갔지만
胡中艱苦不可說 오랑캐 땅에서의 간난신고(艱難辛苦) 말할 수 없지만
猶勝將軍浚膏血 오히려 장군에게 고혈을 빨리는 것보다 낫지요.
將軍將軍胡不去 장군장군 어찌하여 떠나지 않습니까?
去爲公卿軍則悅 떠나 공경이 되신다면 군사들은 즐거울 텐데요.
君門杳杳但回首 궁궐문은 아득하여 다만 돌아볼 따름이오,
御史紛紛猶閉舌 어사[각주:2]가 분분하게 와봐야 오히려 혀를 닫는 걸.

 

 

 

 

인용

전문

해설

 
  1. 태뢰(太牢): ① 제사 때, 소·양·돼지를 제물로 바치는 것 ② 제물로 오른 소 ③ 큰 제사 ④ 매우 훌륭한 음식 [본문으로]
  2. 어사(御史): 조선 시대, 임금의 특명을 받아 지방 정치의 잘잘못과 백성의 사정을 비밀리에 살펴서 부정 관리를 징계하던 임시 관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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