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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탄(嶺南歎) - 해설. 영남지방의 실상을 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영남탄(嶺南歎) - 해설. 영남지방의 실상을 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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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영남지방의 실상을 담다

 

이 시는 16세기 중엽(초년) 영남지방의 민생 실패를 묘사한 것이다. 영남의 길손이 그곳의 실정을 들려주는 식으로 쭉 엮이다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시인이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사설이 사뭇 장황하고 담긴 내용도 복잡한 편인데 대략 6부로 나누어볼 수 있다.

 

1에서 작중화자로 설정된 길손이 먼저 영남 땅은 원래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술회한다. 물산이 풍요로웠을 뿐 아니라 인심도 순후했음을 강조하여, 그 사회의 모습은 마치 중세적 이상세계처럼 비치고 있다.

 

2에서는 그토록 낙원을 방불케 했던 고장이 급작스레 피폐해져서 촌락은 황량하게 바뀌고 사람들의 삶이 갈기갈기 찢어져 혹은 굶어죽고 혹은 장돌뱅이로 떠돌고 혹은 절간에 투탁(投托)하고 혹은 군도(群盜)를 이루게 되었다 한다.

 

3에서는 그래서 제기된 난점, 그렇게 된 소이연이 언급된다. 그 소이연으로는 정치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라의 우환은 도적의 난리에 있거니[深憂在弄潢]”라고 농민 유리(流離)에서 비롯한 군도의 결집을 국가적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이 대목은 작중화자의 진술이면서 바로 시인의 견해로 생각되는 것이다.

 

4에서 작중화자 자신이 목도(目睹)했던 어느 마을 한 노인의 이야기를 삽화처럼 제시한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셈이다. 노인은 대대로 수졸(水卒)의 역을 져왔는데, 아들 하나는 그 고역에 죽고 또 하나는 도망을 하여 이제 사고무친(四顧無親)의 늙은이가 되고 말았다. 이는 물론 그 노인의 개인적 사정이지만 노인의 입을 통해 유독 우리집만 그러리오[不獨吾家然]”라고 말했듯 보편적 상황의 구체적 부분인 것이다.

 

5로 와서 비로소 시인의 감회가 개진된다. 시인은 위의 모든 상황을 빚어낸 국정의 과오ㆍ비리를 지적하면서 현실을 중병 걸린 환자에 비유하여 근본적 치유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6에서 시인은 체제적 위기를 명료히 인식하긴 했으나 거기에 대처하는 방안은 기껏 치자계급(治者階級)의 각성ㆍ분발에 기대하고 그 이상 나가지 못했다.

 

영남탄(嶺南歎)16세기 중엽 영남지역의 실상을 핍진하게 그린 내용인데 거기에 이조 전기 사회의 모순이 총체적이고도 심도 있게 담겨 있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114

 

1 풍족한 환경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영남의 삶
2 넉넉하던 영남이 황량해지다
3 일을 제대로 못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관아
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5 임금과 수령들께 고함
6 나라의 폐단을 제거하는 방법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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