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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14. ②강: 강사의 입장에서 강의의 제목을 바꾼다는 것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14. ②강: 강사의 입장에서 강의의 제목을 바꾼다는 것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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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강사의 입장에서 강의의 제목을 바꾼다는 것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강의의 제목이 바뀌는 것에 대해 청중의 입장에서 풀어낸 생각일 뿐이다. 동섭쌤은 2강 제목을 바꾼 이유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풀어내며 이야기를 진행했으니 말이다.

 

 

연애하는 사람들의 상대방에 대한 최고의 찬사. 아니 결혼한 사람에게도 그렇다.

 

 

 

배움은 오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강의제목을 바꾸다

 

그건 이름하야 오해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모든 연애는 상대방을 오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뭔가 좋은 사람 같다는 감이 들 때 사귀게 된다. 그래서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달달한 말은 뭐니 뭐니 해도 너를 알고 싶어라는 거다. 그 말은 한 사람을 뻔한 사람이 아닌, 미지의 존재로 언명하여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시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모른다고 생각될 때 알고 싶고, 미지의 세계라 느껴질 때 흥미가 인다.

이런 이유로 2강의 제목이 바뀌었다. ‘칭송받지 못하는 교사에서 신발을 떨어뜨리는 사람으로 제목이 바뀌어 일정한 흐름을 뒤흔들며 오해를 증폭시켰다. 동섭쌤이 페이스북에 올린 2강 제목이 바뀌었다는 글을 보고 나선 이게 뭥미?’하는 심정으로 그대로 멈춰 섰다. 그 짧은 순간에 미궁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고, 모든 게 뒤죽박죽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뒤죽박죽된 만큼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동섭쌤은 배움은 오해로부터 시작됩니다. 연애를 해보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게 되죠. 연애할 때 최고의 찬사는 난 니가 좋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다는 말이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은 난 너를 잘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너를 잘 안다는 말은 한 존재를 뻔하디 뻔한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도종환 시인의 가구란 시의 본래 가구들끼리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 그저 아내는 아내의 방에 놓여 있고 / 나는 내 자리에서 내 그림자와 함께 / 육중하게 어두워지고 있을 뿐이다는 내용과 같다고 보면 된다. 생물의 살아있음이 무생물의 죽어있음으로, 미지未知의 불편함이 지의 익숙함으로 대체되며, 관심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관계의 종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강의에 빗대어 말하면 이 강의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더라라는 말이다. 다른 제목의 강의를 하는데 이미 한 강의를 들은 것만으로 다음 강의의 내용이 짐작된다면, 더 이상 들을 이유가 없어진다. 그러니 그런 죽은 강의가 되지 않도록 동섭쌤은 강의 제목을 바꿔 오해를 증폭시키며 이 강의를 들으니 좋긴 한데, 왜 좋은지 모르겠다는 말이 자연히 나오도록 한 것이다.

 

 

뻔한 강의가 아닌, 그 자체로 활발발한 강의가 되도록 동섭쌤은 변주를 했다.

 

 

 

세 번째 후기 예고

 

오해야말로 배우게 하는 원동력이다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오늘의 주제인 신발 떨어뜨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는 우치다쌤의 책인 스승은 있다에 소개된 일화인데,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배우고자하는 마음이 일어나는지 아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건 어찌 보면 학생 눈높이에 맞추는 교사’, ‘학생의 공부 동기를 불러일으키도록 여러 수업 기법을 연구하는 교사’, ‘학생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교사와 같이 우리 사회에 좋은 교사상으로 소개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교사상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러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으면, 준규쌤이 예전에 했던 말처럼 교사는 어떤 지식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아도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것과 같이 황당한 기분이 들게 된다. 그건 어찌 보면 자격증으로 교원을 인증하는 제도(지식의 유무로 교사가 될 수 있기에)와는 180도 다른 관점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한 편으론 흥미진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에게 그게 뭐야~’라며 허무맹랑하기도 하니, 다음 후기에 깨달음과 어색함 사이를 제대로 살펴보자.

 

 

원하는 층에 가기 위해선 기다려야 한다. 바뀐 제목에 맞는 얘기를 듣기 위해서도 다음 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커밍순

 

 

 

인용

목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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