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성(樂性), 몰두(沒頭), 보호(保護)
그런데, 동무(東武)의 표현을 따르면 “소음인의 락성(樂性)은 사람들이 서로 보호함을 즐거워함에서 깊어진다”고 한다. 구분하고, 각각의 특수한 상황에서 적합한 규칙을 찾아내는 능력인 지방(地方)과 보호함이라는 것이 어떻게 락성(樂性)이라는 고리로 연결되느냐가 까다로우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락성(樂性)은 집중하고 몰두하는 기능’이라는 고리를 찾기 전에는, 이 부분에서 많이 어려워했던 기억이 난다.
무협지에서 적절한 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가 삼분의 이쯤 전개되면 꼭 주인공이 기연(奇緣)을 만나 절세신공을 연마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수련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마지막 운공(運功)을 할 때, 주변에서 동료들이 호위를 해준다. 내공(內功)을 한 곳에 몰아서 몸 안의 기의 흐름을 바꾸려 할 때는, 몸이 무척 취약해진다고 한다. 무협지의 표현대로라면, 그 상황에서는 무공을 모르는 일반인의 일격에도 기혈(氣血)이 역류하여 주화입마(走火入魔)되니 칠공(七空)【눈, 코, 입, 귀를 구성하는 구멍들】에서 피를 토하게 된다고 한다.
무협지에만 나오는 전문용어를 좀 썼지만, 무협지를 안 읽는 독자들도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 것이다. 결국 보호의 요체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세상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법이다. 굳이 소음인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는 락성(樂性)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열심히 몰두하는 사람을 보면 이 락성(樂性)이 발동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몰두, 집중이라는 것이, 대상을 어느 정도 집중이 가능한 범위로 좁히고, 핵심이 뭔지를 알아서 부차적인 것은 일단 고정시키는 등의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소음인은 집중력이 강한 만큼, 다른 사람이 집중하는 것도 역시 존중해준다. 또 그 집중에서 즐거움이 나온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런 집중을 위해서는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따라서 분업에 대한 감각도 좋은 편이다. 내가 내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다른 부분은 다른 사람이 처리해주는 것을 원하고, 남에 대해서도 그런 배려를 해줄 줄 안다. 이런 부분이 락성(樂性)과 보호와 집중이 서로 연결되어 소음 기운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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