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풍년제과 이야기
대기업 빵집 속의 명맥을 잇는 빵집
각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다. 전북에는 최초의 빵집으로 유명한 군산의 ‘이성당’과 초코파이와 센베 과자로 유명한 전주의 ‘풍년제과’가 있다. 솔직히 고백하지만, 전주에 있을 때엔 풍년제과에 와서 빵을 사먹지 않았다. 그냥 시내 한 복판에 있던 오래된 빵집이라 지나다니며 보는 정도였지, 왜 인기가 있는지, 왜 사람들이 많은지 관심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시내에 있는 ‘풍년제과’로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두 대기업 빵집이 골목골목을 휩쓸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들도 서서히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동일한 메이커의 빵집이 많아져 적립도 할 수 있고 표준화된 맛을 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게 얼마나 무서운 획일화인지 알게 됐다. 다양한 빵집이 많을수록, 자신에 맞는 다양한 빵을 먹을 수 있고, 그 빵집이 특색으로 내세우는 새로운 빵을 먹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풍년제과가 유명세를 다시 타게 된 데엔, 센베와 쵸코파이의 덕이 컸다. 3대째 이어 내려오며 일본의 정통 기법을 살리기 위해 기계를 직접 구입하여 센베를 만든다고 한다. 센베를 안 좋아하기에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센베 과자만으로도 빵집이 운영된다고 하니 신기할 뿐이다.
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 맛
처음으로 쵸코파이를 먹어봤다. 하나의 가격은 1600원.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과연 가격에 걸맞은 맛일까? 맛은 괜찮았다. 情으로 유명한 초코파이와 비교하자면, 빵은 더욱 부드러우며 빵과 빵 사이에 마시멜로우가 아닌 생크림과 딸기쨈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어 달지만은 않아 입맛이 핑 돈다. 빵의 크기도 정의 초코파이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되니, 간단히 요기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영화팀 친구들도 두 개씩 사서 먹었는데, 꽤 맛이 괜찮았던지 가족에게 준다며 3~4개를 더 사기도 했다. 맛이 없었다면 한 번 맛만 보고 말았을 텐데, 이 광경이야말로 ‘전주에 오면 풍년제과에서 쵸코파이는 한 번 먹어볼 필요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예이지 않을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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