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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이황과 이이 - 드러난 측은지심은 모두 기에 속한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이황과 이이 - 드러난 측은지심은 모두 기에 속한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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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측은지심은 기에 속한다

 

 

앞의 인용문을 살펴보면, 이이는 본성, 마음 그리고 감정이 이()에 속하는지, 아니면 기()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도 숙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성()은 형체도 없고 작용도 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속하지요. 반면 마음[]과 감정[]은 뚜렷한 형체는 없더라도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구분한다면, 이이의 생각대로 마음과 감정의 작용은 모두 기에 속하게 되고, 본성 자체는 이에 속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 이제 이이가 이황의 사단칠정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지요.

 

 

(퇴계 선생은) ‘사단은 이()가 드러나서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른바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탄다는 말은 옳지만, 단지 칠정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단 또한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타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어린아이가 우물 속으로 빠지는 것을 본 이후에야 측은지심이 드러나는 것입니까? 어린아이를 보고 측은해지는 것은 바로 기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기가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측은지심의 근본은 인()이니, 이것이 이른바 이가 탄다는 것입니다. 단지 사람의 마음만 이런 것이 아니라, 천지의 모든 변화도 모두 기가 변화해서 이가 타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율곡전서(10) 답성호원(答成浩原)

四端 理發而氣隨之 七情 氣發而理乘之 所謂氣發而理乘之者 可也 非特七情爲然 四端亦是氣發而理乘之也 何則 見孺子入井 然後乃發惻隱之心 見之而惻隱者 氣也 此所謂氣發也 惻隱之本則仁也 此所謂理乘之也 非特人心爲然 天地之化 無非氣化而理乘之也

사단 리발이기수지 칠정 기발이리승지 소위기발이리승지자 가야 비특칠정위연 사단역시기발이리승지야 하칙 견유자입정 연후내발측은지심 견지이측은자 기야 차소위기발야 측은지본즉인야 차소위리승지야 비특인심위연 천지지화 무비기화이리승지야

 

 

이황의 사단칠정론에 따르면, 사단은 이가 드러나서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이는 이가 드러나서 기가 따른다는 논리는 범주적으로 오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는 드러나는 작용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는 이황의 관점 가운데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탄다는 논리만을 수용했습니다. 이것은 곧 사단이나 칠정 모두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탄다는 논리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써 사단칠정론과 관련된 이이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기대승의 관점을 따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이가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사례를 다시 분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아이가 우물에 빠질 때 그것을 보고 있으면 자연히 측은지심이 드러나게 됩니다. 여기서 우물에 빠지는 아이를 보는 것이나 측은지심이 드러나는 것 모두 마음이 작용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이는 아이를 보는 것이나 측은해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것 모두 기()에 속한다고 주장한 것이지요. 이렇게 측은지심이 드러나자마자 이()가 올라타게 되는데, 이이는 이것이 바로 인()의 본성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입장에 근거해서 이이는 자신의 사단칠정론을 구성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은 기가 드러나서 이가 탄다는 논리를 사단과 칠정에 관철시킴으로써 만들어진 것이지요. 이때 사단이든 칠정이든 그것이 마음의 작용이라면 모두 기의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단을 작동시킨 인의예지의 본성만이 이의 영역에 속하겠지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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