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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오규 소라이 - 각자의 덕이 있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오규 소라이 - 각자의 덕이 있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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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덕이 있다

 

 

그런데 소라이의 선왕은 도를 제정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그 도를 따르도록 강제할 수 있는 강제력, 다시 말해 정치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 선왕은 문명의 창조자이면서 동시에 최고 통치자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백성들이 도를 따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소라이가 사용한 덕()이라는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덕은 얻었다는 뜻이며, 사람마다 각각 도로부터 얻은 것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본성으로부터 얻고 어떤 사람은 배움으로부터 얻으니, 모두가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본성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덕 또한 사람마다 다르게 된다. 도는 위대한 것이니, 성인이 아니라면 어찌 위대한 도와 자신이 합치될 수 있겠는가! 변명(弁名)』 「덕육칙(德六則)

德者, 得也, 謂人各有所得於道也. 或得諸性, 或得諸學, 皆以性殊焉. 性人人殊, 故德亦人人殊焉. 夫道大矣, 自非聖人, 安能身合於道之大乎!

덕자, 득야, 위인각유소득어도야. 혹득제성, 혹득제학, 개이성수언. 성인인수, 고덕역인인수언. 부도대의, 자비성인, 안능신합어도지대호!

 

 

소라이는 모든 인간은 다양한 기질을 자신의 고유한 개체성으로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선왕이 창안한 도는 인간의 다양한 기질을 각각의 고유성에 입각하여 실현시키는 제도가 되겠지요. 이제 사람들은 선왕이 창안한 도를 자신의 기질에 따라 내면화하게 됩니다. 소라이는 이렇게 도가 인간들 각자에게 내면화된 상태를 이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덕은 사람들의 기질이 다른 것만큼 다양하게 드러나겠지요. 즉 쇼군(將軍)의 덕이 있고, 사무라이()의 덕이 있으며, 농민의 덕이 있고, 상인의 덕이 있습니다. 또 각 계급에서도 다양한 기질에 따라 수많은 덕이 실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요.

 

논의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소라이가 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리 역시 여러 면에서 순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순자가 예를 정치철학적으로 정당화했던 대목이 떠오르지요? 순자에 따르면, 무한한 인간의 욕망과 유한한 재화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인은 예의를 만듭니다. 그리고 예의에 따라 차별적인 신분 질서가 생겨나지요. 이 신분 질서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적절한 수준을 결정합니다. 강제력을 가진 신분 질서를 통해 인간들의 욕망이 절제되고, 따라서 재화의 고갈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순자의 핵심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소라이 역시 타고난 기질의 정도에 따라 사람이 실현할 수 있는 덕의 모습이 일정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순자가 신분 질서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의 욕망충족이 가능하다고 본 것처럼, 소라이 역시 서로 차이 나거나 차별적인 덕의 실현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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