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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욕망이여! 마라여!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욕망이여! 마라여!

건방진방랑자 2022. 3. 1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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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여! 마라여!

 

 

물론 인간은 욕망의 주체이다. 인간세의 모든 죄악이 이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생겨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욕계(欲界)의 주인인 마라(Mara)와 우리는 끊임없는 투쟁 속에 있다. 따라서 욕망의 주체인 마라의 항복은 대단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과연 마라의 항복만으로 인간에게 대각이 찾아오는 것일까?

 

핍팔라나무 밑의 싯달타에게 있어서 선정’(禪定)이라든가 항마’(降魔)와 같은 사태는 매우 부차적인 것이다. 그것은 이미 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고행과 선정을 통하여 몸에 충분히 익숙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 수행자로서는 최고도의 달통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던 그였다. 그가 우선 새로운 선정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을 우루벨라 마을에서 보급 받고 떠났다고 하는 것은 이미 선정 그 자체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32호상을 회복한 그에게는 강건한 체력과, 선정과 고행으로 단련된 무서운 정신력이 완벽하게 무장되어 있었다. 그러한 그가 이제 겨우 막달라 마리아나 나사로의 자매들의 유혹에 빠질 그러한 수준이 아니었다. 달타에게는 인간과 초인간, 즉 인성과 신성의 갈등이 애초에 부재했다. 싯달타는 지금 예수처럼 신이 되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마왕 파피야스는 꿈쩍도 하지 않는 싯달타에게 자기의 요염하고 교태로운 딸들을 파견한다. 어느 경에서는 그 세 딸의 이름이 염욕(染欲)이요, 능열인(能悅人)이요, 가애락(可愛樂)이라 했고, 또 다른 경에서는 그 네 딸의 이름이 욕비(欲妃), 열피(悅彼), 쾌관(快觀), 견종(見從)이라 했다. 그들이 싯달타의 안전에 등장하는 모습을 경들은 변사또에게 대령하는 기녀들의 자태보다도 더 교태롭게 묘사하고 있다.

 

揚眉不語
양미불어
눈썹을 치켜들고 말이 없으며
褰裳前進
건상전진
치마를 걷어올리며 사르르 나아간다
低顔含笑
저안함소
얼굴을 숙이고 웃음을 머금었네
更相戱弄
경상희롱
서로를 희롱하며 아양을 떠는구나
如有戀慕
여유연모
연모하여 그리워하는듯
互相瞻視
호상첨시
뚫어지게 쳐다보며
掩斂脣口
엄렴순구
얼굴과 입술을 살짝 가리웠네
媚眼斜眄
미안사면
아양부리는 눈으로 곁눈질 흘깃흘깃
嫈嫇細視
앵명세시
새색시처럼 가늘게 뜨고 보네
更相謁拜
경상알배
공경하여 절하는 듯
以衣覆頭
이의복두
아롱거리는 샤리로 머리를 가리우며
遞相拈搯
체상념도
번갈아 꼬집고 또 꼬집는구나
側耳佯聽
측이양청
귀를 기우려 거짓 듣는 척하며
迎前躞蝶
영전섭접
맞이하여 종종걸음을 걷다가
露現髀膝
노현비슬
무릎과 넓적다리를 드러내며
或現胸臆
혹현흉억
~ 젖가슴을 드러내는구나

 

 

그러면서 그들은 다음과 같이 노래부른다.

 

 

初春和暖好時節 이른 봄 화창하고 따스한 호시절에,
衆草林木盡敫榮 못 풀과 숲과 나무 모두 피어 무성하네.
丈夫爲樂宣乃時 장부로서 즐기는 마땅한 때가 있는 법이니,
一棄盛年難可再 한창 때를 한 번 버리고 나며 다시 오기 어려워라.

 

 

이에 싯달타는 애민(哀愍)한 마음으로 그 요혹(妖感)한 마녀들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는다方廣大莊嚴經卷第九, 降魔品第二十一, 大正3-592~3에 있는 게송을 내가 보다 문학적으로 각색한 것이다.

 

 

칼날에 발린 꿀은 혀를 상케 하고

오욕에 물들음은 신통을 흐리는 도다.

내 모든 번뇌를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거늘,

어찌 다시 독궤의 불구덩이로 뛰어들까 보냐.

세간의 오욕이 중생을 불태움이,

~ 세찬 불이 마른 풀을 태우는 것 같도다.

너희들의 몸뚱이는 허환이요. 실체가 없으니

파도의 거품과도 같이 오래 머물 수가 없구나.

너희들의 엉킨 핏줄과 근골은,

사대와 오온의 가합일 뿐.

어찌 내 범부들과 같이 욕심을 내리오?

채색한 항아리 속의 독사들이여!

똥찌꺼기 가득 찬 가죽주머니에 불과한 그대들이여!

어찌 세간을 벗어난 나를 잡으려 하느뇨?

나는 공중을 자유로히 나는 바람과 같으니

그대들의 애욕으로는 영원히 날 묶어두지 못하리.

 

 

이 시를 들은 요염한 여인들은 순간 할미들이 되어 머리가 희어지고 이가 빠졌으며 눈이 멀고 등이 구부러져서 지팡이를 짚고 서로를 의지하며 사라졌다[菩薩一言, 便成老母. 頭白齒落, 眼冥脊傴, 柱杖相扶而還. 修行本起經卷下, 出家品第五, 大正3-471].

 

 

 카주라호 락슈마나 사원 기단부에 있는 조각, 미투나상 이외로도 당대의 삶의 이야기들(설화)이 표현되고 있다. 기실 미투나상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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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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