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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연기론이 아닌 연기적 사유로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연기론이 아닌 연기적 사유로

건방진방랑자 2022. 3. 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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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론이 아닌 연기적 사유로

 

 

감히 일갈하건대 12연기설은 개똥이다. 아니 소똥이다. 아니 개똥도 소똥도 아니다.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는 장자(莊子)의 말대로 싯달타의 생각 그 자체가 아니요, 싯달타의 생각의 족적이요 조백(糟魄)일 뿐이다. 그것은 고인의 똥찌꺼기 불과한 것이다(莊子』「天道)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나려고 애를 쓰는데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 만나봐야 밥먹고 똥싸는 천지간의 미물일 뿐이요 범인의 자태와 아무것도 다를 것이 없는 볼품없는 혈혈단신이다. 나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있다면 나를 만날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적 붓다를 추구한다고 하는 것은 또 다시 싯달타라는 어느 역사적 인물의 실체를 만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실체로서 가정되는 존재의 사유로 직입하려는 것이다. 연기론이야말로 불타의 연기적 사유로 직입하는 최대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후대 대승경전이긴 하지만 능가경에는 죽음에 직면한 붓다가 숨을 거두기 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수록되어 있다대혜(大慧)보살과 세존(世尊)사이의 대담 중에서 나오는 말이다..

 

 

나는 최상의 바른 깨달음을 얻어 열반(涅槃, nirvāṇa)에 들기까지 그 사이에 단 한 글자의 말도 하지 않았다.

我從謀夜得最正覺, 乃至謀夜入般涅槃. 於其中間, 不說一字. 楞伽阿跋多羅寶經卷第三, 一切佛語心品之三, 大正16-499

 

 

12지연기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분명 보리수나무 밑에 앉아 있었던 싯달타가 가부좌 명상 속에서 사유한 과정을 표현한 어떤 도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보다 나무 아래의 싯달타의 명상의 내용은 분명 이 우주와 인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통찰이었으며, 그것은 무수한 그의 사유과정이었을 것이다. 그 무수한 갈래의 사유를 도식적으로 요약해놓은 것이 바로 12지연기이기 때문에 12지연기의 내용은 그 배경에 있는 무한한 생각들과의 관련 속에서 추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12지연기의 모든 항목을 자세히 뜯어보면 35세의 싯달타가 얼마나 해박하고 고도의 개념적 지식을 소유한 인물이었는지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나는 그가 카필라성의 왕자였다는 전기적 사실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는 분명 부유한 환경속에서 엄청난 학문적 디시플린을 축적했던 어떤 사람이었음이 틀림이 없다. 기존의 모든 인도경전에 달통한 인물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숫다니파타(Suttanipāta)에는 고타마 싯달타는 진정한 브라흐만(Brahman)’이 되는 길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한 해박한 사유의 기초 위에서 고행(苦行)의 체득과정을 거친 이후에 12지연기론이라고 하는 엄청난 학설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12지연기의 모든 항목 속에는 유식을 포함하는 후기 모든 논설들의 가능성이 이미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이 12지연기에 대한 도식적 이해로써는 도저히 싯달타의 사유의 과정에 계합할 수가 없다. 붓다의 말대로 붓다 자신은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연기론 아닌 연기적 사유로 직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기론 아닌 연기적 사유란 무엇인가?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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