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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그늘② 선험적 주체 문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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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굴뚝청소부, 제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그늘② 선험적 주체 문제

건방진방랑자 2022. 3. 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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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선험적 주체 문제

 

 

둘째, 선험적 주체에 관한 문제입니다. 흔히 지적되는 순수이성의 추상성이나 비역사성은 일단 그냥 넘어갑시다(이는 피히테나 헤겔, 뒤에는 딜타이 등에 의해 집중적으로 지적됩니다). 근본적인 난점은 선험적 형식자체에 있습니다.

 

먼저, 지성의 선험적 형식인 범주를 봅시다. 칸트의 12개 범주는 사실 아리스토텔레스10개 범주를 약간 변형시킨 것인데,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선험적 형식인 범주는 철학자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범주가 모든 판단의 전제가 되는 선험적 형식인가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범주 이전에 범주를 나누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며, 그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라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는 다르게 설정된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표   칸트의 범주표
실체   단일성 ]
  다수성
성질
  전체성
분량
  실재성 ]성질
관계
  부정성
장소
  제한성
  실체/속성 ]관계
시간
  원인/결과
위치
  상호작용
양상
  가능/불가능 ]양상
능동
  현존/부재
수동
  필연성/우연성

 

 

다음으로 선험적 감성형식인 시간과 공간입니다. 사실 칸트가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었던 건 뉴턴의 물리학 덕분이었습니다. 칸트의 철학은 뉴턴의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었고, 그걸 통해 (물리학을 포함한) 과학의 기초를 확고히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예전에 데카르트갈릴레이에 기초해서, 그것을 확고히 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런데 알다시피 뉴턴 물리학에서 시간과 공간은 절대시간이요 절대 공간입니다. 마치 다양한 물체의 길이를 재는 자의 눈금처럼 그 자체는 불변적이고 절대적이며, 다른 것의 변화를 재는 기준이 바로 시간과 공간입니다. 그것은 경험에 의해 달라지거나 변화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이런 이론은 20세기 들어와서는 유지되지 못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으로 그것을 해체한 장본인인데, 그에 따르면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빨리 운동하는 비행체 안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갑니다. 그래서 그런 우주선을 타고 오랫동안 여행한 비행사는 지구에 사는 그의 아들보다 젊은 모습으로 우주선에서 내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시간이란 이처럼 조건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는(!)’것입니다. 공간도 그렇습니다. 그것은 균질적으로 텅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구부러져 있다고 합니다. 즉 중력장에 의해 다르게 만들어지고 경험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시간과 공간을 선험적 형식이라고 하기는 불가능해집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칸트 사후 100여 년이 필요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근대적 주체에 기초한 칸트의 선험적 주체 역시 또 다른 위기의 요소를 이미 자체 안에 포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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