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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굴뚝청소부, 제4부 근대철학의 해체 : 맑스, 프로이트, 니체 - 1. 맑스 : 역사유물론과 근대철학, 계몽주의 비판 본문

책/철학(哲學)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4부 근대철학의 해체 : 맑스, 프로이트, 니체 - 1. 맑스 : 역사유물론과 근대철학, 계몽주의 비판

건방진방랑자 2022. 3. 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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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주의 비판

 

 

넷째로 계몽주의 비판입니다. 포이어바흐에 관한 세번째 테제에서 맑스는 교육과 환경에 의해 인간이 바뀐다는 생각(이게 바로 계몽주의지요)을 비판합니다. ‘사회를 우월한 부분과 열등한 부분으로 양분하는 것, 가르치는 부분과 가르침을 받아야 할 부분으로 나누는 것,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으로 나누는 것을 비판함으로써 계몽주의의 근본 관점인 이분법 자체를 비판합니다. 이는 계몽주의의 지반 자체를 해체하는 비판입니다. 전위와 대중을 갈라놓고 전위는 교육하는 자, 대중은 그 교육을 따라가면 되는 자로 파악하는 전통적인 관념에 대해, 이미 맑스는 계몽주의적 윤리학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맑스의 이러한 비판은 계몽주의와 반계몽주의 모두를 떠나 계몽주의적 이분법 자체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극히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맑스는 환경은 인간에 의해 변화하며 교육자 자신도 교육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육자도 교육받아야 한다면 그는 누구에게 교육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대중에게서? 그렇다면 이것은 단순히 계몽주의를 뒤집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에도 계몽주의적인 이분법이 그대로 잔존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로써 그는 근대적 윤리학 자체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이 해체된 자리에 맑스는 혁명적 실천이란 개념을 도입합니다. 혁명적 실천 속에서 교육자 자신도 교육받을 것이라고 말하지요. 사실 혁명적 실천의 상황에서 교육자-피교육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혁명적 실천 과정에서 (대중과 전위를 나누어 얘기하자면) 대중에 의해서 전위가 교육받고 교육자 자신이 바뀌는 경우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대중이 전위를 가르친다는 의미보다는 혁명적 실천 속에서 교육자/피교육자 전체가 다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계몽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윤리학을, 아니 정치학을 열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은 포이어바흐 비판이란 형태로 제출되었지만, 동시에 그것은 헤겔 비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맑스는 포이어바흐와 헤겔에 대한 이중적 비판을 수행하는 가운데 근대철학의 문제설정 전체를 비판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쩌면 맑스는 이런 방식으로 유물론자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근대적 문제설정과 개념에 사로잡혀 있는 유물론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판을 통해 맑스는 유물론 자체를 다른 것으로 치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초 위에서 역사유물론이라 불리는 새로운 유물론의 형성이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가족궁전, 파밀리스테르

-밥티스트 고댕(Jean-Baptiste Godin)은 양은 그릇으로 자수성가한 사업가였다. 양심적인 사업가였던 그는 공장이 커지자 노동자들의 기숙사를 지으려 했는데, 이로 인해 코뮨주의자들인 푸리에주의자들과 만나게 된다. 푸리에주의자가 된 고댕은 한쪽에는 생산하는 공장을, 다른 한쪽에는 노동가들이 생활하는 궁전같은 집을 짓는다. 그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형태와 유사한 모습의 집합주택을 만들고 가족궁전이란 뜻의 파밀리스테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음자 형으로 된 세 개의 집합주택이 있고, 그 가운데의 중정(中庭)에는 유리지붕을 덧붙여서 집회나 결혼식 등의 모임에 사용했다. 건물 뒤에는 아이들을 공동으로 키우는 탁아소가 있고, 건물 앞쪽에는 학교, 식당, 공작실, 무대가 있는 극장까지 포함된 공동 건물들이 있다. 노동자 주거문제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유럽 전체에 이것이 준 영향력은 매우 컸다. 그때까지 노동자의 주거문제는 위생문제로서 공중 위생법의 대상으로 다루어졌는데, 이는 빈민굴을 전염병의 진원지로 보는 것을 뜻했고, 따라서 철거가 주된 해결방법이었다. 그러나 노동자가 함께 철거될 수 없는 한, 이는 노동자 주거문제를 더욱더 악화시킬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파밀리 스테르는 코뮨적인 조합의 형태로 집합적인 노동자 주거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례로 인정되었다. 고탱은 조합을 만들어 이 건물의 소유권을 조합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그가 죽은 후에도 이들은 생산과 생활을 함께 하는 삶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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