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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52. ⑤강: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의 특징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52. ⑤강: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의 특징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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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의 특징

 

 

김군 어머니의 절규는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제기라 할 수 있다. 우린 교육을 한다는 미명으로 교환의 가치만을 당연한 듯 아이들에게 가르쳐왔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여기의 가치관을 정당화하며 강요해왔다.

 

 

벌써 이런 사고가 3건이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진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렇게 무신경하게 흘려버렸다.

 

 

 

교환의 논리는 증여의 감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결코 우리의 아이를 위한 것도, 내 삶을 위한 것도, 또 우리 사회를 위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바꿔야 한다. 그건 당연히 교환이 판치는 세상에서 증여의 감각을 길러, 이 악마의 루틴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교환

증여

시간관념

무시간 모델 / 단기적 성과

시간 모델 / 장기적 안목

주는 사람의 입장

등가교환을 바라며 무언가를 줌.

답례를 바라지 않고 무언가를 줌.

물건의 가치

줄 때부터 이미 그 물건의 가치는 물건 속에 내재함.

답례해야 한다는 사람이 나타날 때에만 물건의 가치가 생성됨

받는 사람의 입장

무언가의 가치를 알고 받음.

무언가의 가치를 전혀 모르며 받음.

부채감(받은 사람은 반드시 느낌)

반대급부(받은 사람 중 답례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만 느낌)

 

 

교환은 돈을 내밈과 동시에 물건을 받는 무시간 모델이다. 택배거래가 아닌 이상 돈과 물건의 교환은 동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당연히 그 가치를 아는 것을 줘야만 한다. 그래야 그걸 받는 사람은 부채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 가치에 맞는 것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교환은 완벽하게 마무리되어 여지가 남지 않는다.

이에 반해 증여는 무언가를 준 후, 그에 대한 답례를 받을 수 있을지, 언제 받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시간 모델이다. 준 사람은 무언가의 가치나 쓰임새를 잘 알고 있지만, 그걸 받은 사람은 전혀 모른다. 그러니 애초에 등가교환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걸 받은 사람도 그 무언가를 선물로 느끼지 않는 한, 답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 선물의 가치는 줄 때부터 내재해 있는 게 아니라 차후에 그걸 받은 사람 중에 귀중한 걸 받았다. 이건 답례해야만 한다반대급부의 의무를 느낄 때에만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그때 받은 사람도 답례품을 내밀지만, 준 사람은 그 답례품의 가치를 알 수가 없어 완벽하게 보답 받았다는 생각은 가질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증여를 계기로 준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엔 증여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성립할 수밖에 없다.

교환과 증여의 차이를 분명히 알았다면 이젠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증여의 교육관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까지 후기에도 많은 얘기를 담았지만, 드디어 5강 제목에 딱 맞는 얘기가 나온다.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은 어떤가?

 

첫째는,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은 착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무언가 가치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자신에게 매우 유용한 것을 줬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별볼 것 없는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았지만 저 가르침은 나를 위한 것이다라고 착각하여, 그 교사에게 가르쳐줘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된다. 또한 누군가 전해준 물건이 다른 사람에겐 쓸모없는 물건이라 생각되더라도 저 물건은 정말 멋진 물건이다고 착각하여 그 사람에게 와 이거 정말 필요했는데, 감사합니다라며 답례를 하게 된다. 그래서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은 어떤 상황이든 물건이든 자신을 위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 감사합니다는 말을 자주하는 것이다.

 

 

오스야스지로 감독의 [안녕하세요]라는 영화에서 아빠는 방귀를 뀌지만, 아내는 그걸 자신을 위한 말로 착각하는 장면이 나오는 걸 예로 들었다.

 

 

동섭쌤은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아라이荒井다정함에 감싸 안긴다면やさしさにまれたなら이라는 노래의 커튼을 열고, 조용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의 다정함에 감싸 안긴다면, 틀림없이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은 메시지(5강의 제목은 여기서 연유했다)”라는 가사를 들으며, “그 노래를 듣고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세계는 아직 그래도 살 가치가 있는 곳이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해 준 아라이에게 고맙습니다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답례의무를 느꼈기 때문에 CD를 구입했다.”고 풀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은 메시지'라는 가사가 확 와 닿았다.

 

 

둘째는, 증여의 감각을 지닌 사람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증여 자체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만 그 가치를 알 수 있듯이, 이 사람도 그런 흐름을 기반에 두고 하나하나 생각하려 한다. 이에 대해 동섭쌤은 고베여학원대학神戸女学院大学의 학교를 건축한 윌리엄 메럴 보리스William Merrell Vories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학교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건물을 지어, 미로 같아서 직접 가보지 않으면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게, 그리고 공간 자체가 울려 편하게 강의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우치다쌤은 이 건물에서 근무하며 이 건물이야말로 배움의 은유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에 따라 100여년 전의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맘을 갖게 됐단다.

이를 통해 증여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그건 증여-반대급부의 의무-증여-반대급부의 의무의 무한반복을 통해 시간의 흐를 때에 배양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학교는 겉에서 보는 것과 속에서 걷는 건 다르다. 그러니 들어가 봐야만 한다. 그처럼 배움도 막상 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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