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모습은 빛 속에 숨는다
제83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모습들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모습들 속에 있는 빛은 아버지의 빛의 모습 속에 가리워져 있다. 2아버지도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모습은 항상 아버지의 빛 속에 숨겨져 있다.”
1Jesus said, “Images are visible to people, but the light within them is hidden in the image of the father's light. 2He will be disclosed, but his image is hidden by his light.”
매우 수수께끼처럼 들릴 수 있는 로기온이지만, 구성 낱말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규정하면 전체문장이 매우 명료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여기 ‘모습들(images)’이라고 복수형을 쓴 것은 매우 땅적인, 그러니까 인간의 감관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모양들(eikōn)을 의미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형상(Form)이 아닌 보다 물질적인 모습(shape)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 근원적으로 깔려있는 생각은 창세기 1장의 신화구조와 관련되어 있다. 창 1:2에 보면 하나님이 제일 먼저 창조한 것이 ‘빛’이다. 그러니까 모든 ‘빛’은 하나님과 관련되어 있다. 모든 빛의 족보는 결국 하나님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창 1:27에는 ‘하나님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 ‘하나님의 모습은 여기서 ‘하나님의 빛의 모습’이라는 말로 바뀌고 있다.
이 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습과 빛의 이원적 성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모습의 족보는 땅으로 돌아가고, 빛의 족보는 하늘로 돌아간다. 인간은 결국 모습과 빛의 결합체이다. 모습들은 사람들에게 쉽게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인간에게서 모습이 인간의 전부는 아니다. 그 모습 속에 빛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빛은 아버지의 빛의 모습 속에 가리워져 있다. 우리 속에 내재하는 빛이야말로 아버지의 빛의 모습인 것이다. 아버지의 빛의 모습은 물리적 모습처럼 쉽게 우리의 감관에 드러나지 않는다.
제2절의 ‘아버지’는 모두가 ‘그’로 되어있다. 나는 ‘그’가 아버지를 지칭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번역문에서 아버지로 구체화시켰다. 아버지도 우리에게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모습은 항상 아버지의 빛 속에 숨겨져 있다. 아버지는 빛 그 자체이다. 그러기 때문에 아버지의 모습은 빛의 모습일 뿐이다. 그런데 ‘빛의 모습’은 모습이 없다. 그러므로 결국 아버지는 ‘모습’을 매개로 하지 않고 파악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버지는 언어를 거부한다. 아버지는 모습으로 포착되지 않는다. 모습으로써 하나님을 말하는 전도사들은 모두 사기꾼이다.
노자는 말한다. 도(하나님)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코 이름할 수 없다. 그것은 물(物)이 사라진 곳으로 항상 복귀한다[復歸於無物]. 그것은 모습이 없는 모습이요[無狀之狀], 물체가 없는 형상이다[無物之象]! 여기 예수는 노자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 신왕조의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3세(AmenhotepⅢ, BC 1387~1350 재위)에 의하여 그 원형이 완성된 룩소르 신전(Luxor Temple)은 이집트 테베지역의 대표적 신전이다. 나일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이 신전은 석양에 보면 더 찬란하게 빛난다. 앞에 있는 거대한 석상은 람세스2세인데 모세와 동시대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모세도 이곳에 왔을 것이다. 그 뒤로 양편 7개씩 14개의 석주가 있는데, 아멘호테프 3세의 손자인 투탕카멘 치세 때 정교하게 조각되었다. 이 거대한 신전을 지배하는 것도 물론 신화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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