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풍요로운 자여, 다스려라!
제81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풍요롭게 된 자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라. 2그리고 힘을 가진 자로 하여금 그것을 부정하게 하라.”
1Jesus said, “Let one who has become wealthy reign, 2and let one who has power renounce it.”
긴 해설을 필요치 않는다. 공관복음서에 병행이 없다. ‘풍요롭게 된 자’는 물질적 부를 축적한 자를 지칭하지 않는다. 제1절은 도마복음 제2장과 맥락적으로 상통한다.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구함을 그치지 말지어다. 찾았을 때 그는 고통스러우리라. 고통스러울 때 그는 경이로우리라. 그리하면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리라.” 추구를 통하여 경이를 맛본 자가 ‘풍요롭게 된 자’이다. 이와 같이 풍요롭게 된 자래야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도마에서 ‘다스림’이란, 타인의 지배가 아니라 자기가 자기에게 왕노릇하는 것이다.
제2절의 ‘힘을 가진 자’를 제1절과 합치시켜 정신적으로 힘을 축적한 자로 볼 수도 있겠으나, 역시 제1절과는 대비되는 모든 ‘세속적인 힘’을 의미한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부정의 대상인 ‘그것’은 역시 ‘힘’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힘이든지,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힘을 축적한 자는 끊임없이 힘을 부정해야 한다. 힘을 가진 자가 힘을 부정하지 않으면 힘을 잃고 만다. 힘의 축적이란 끊임없는 힘의 부정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를 말하는 노자적 논리가 여기에 배어있다고 할 것이나, 모든 종교정신의 근원에는 ‘힘의 자기부정’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교황이 자기 권력을 부정하지 않으면 가톨릭 전체가 타락하고, 목사가 자기 권력을 부정하지 않으면 교회 전체가 타락하고 만다.
본 장의 내용은 이러한 자기부정의 논리에 의하여 일관되게 해석할 수도 있다: “풍요롭게 된 자는 항상 그 풍요로움을 다스려야 하고, 힘을 가진 자는 항상 그 힘을 부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풍요롭게 된 자도 항상 그 풍요로움을 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으흐랄라 계곡은 하산다그(Mt. Hasandağ, 3268m)에서 뿜어 나온 용암고원이 메렌디즈 강(the Melendiz River. 별명이 카파도키아 강)에 의하여 침식된 100~150m 깊이의 계곡이다. 아크사레이(Aksaray)로부터 40km 떨어진 곳에 14㎞나 뻗어 있다. 이 계곡에도 많은 석굴교회가 산재해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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