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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일병 - 01.12.17(월) 그저 이루어지는 건 없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일병 - 01.12.17(월) 그저 이루어지는 건 없다

건방진방랑자 2022. 6. 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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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루어지는 건 없다

 

011217() 눈 조금 내림

 

 

성경 첫 구절을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라는 글귀가 써 있음을 볼 수 있다. 혹자는 자연이란 어감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연적으로 누군가와 상관없이 생성되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분명 그런 사람들은 인간의 출현 또한 누구의 입감이나 창조력이 없는 것쯤으로 생각할 게 분명하다. 과연 누군가의 의지에 의한 창조가 맞냐, 그렇지 않냐는 약간의 종교성과 비종교성 가운데 대립이요, 그저 불명확하게 끝날 형이상학적인 논쟁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에 여기선 길게 논하지 않을 것이며 논쟁에서 벗어난 것이기에 여기서 일축하겠다. 하지만 이런 논쟁거리를 떠나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어떠한 형상, 사물이든 그저 이루어진 건 없다는 사실이다. 분명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이룩되도록 만든 뒷 손이 있다는 얘기다. 하나님은 말씀이란 노력을 통해 인간과 천지, 그 모든 것을 이루고 만들어 내셨으며 그 속의 인간들은 인공 구조물을 인력의 노력을 통해 이룩해내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뭐니 뭐니 해도 인간의 노력일 것이고, 그건 곧 인공물창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무심히 스쳐지나간다. 인천국제공항, 63빌딩 등 눈에 보기에 한없이 좋아보이는 것들을 보면서, ‘멋있네’, ‘대단해등등의 얘기 밖에 할 줄 모른다. 그건 그것이 만들어지도록 애쓴 사람의 노력까진 생각하지 못한 것이고 그저 보기에만 좋다는 사실에 관점을 얘기일 뿐이다. 나도 처음에 군에 왔을 땐, 전방의 대전차 방벽, 초소들을 보면서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지. 그걸 이룩해 놓은 손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 역시 지금 생각해봐도 민간인적 사고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사고는 머지않아 바뀌게 되었다. 창조와 작업의 군대에서 그런 생각이 유지될 리는 만무했으니까.

 

전투시설물의 훼손된 곳 우리들의 작업이 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고, 모든 건축물들은 다 우리의 손을 거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우리 2연대 G.O.P 지역에선 대대적인 공사 중이다. 무슨 공사냐하면 겨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나기 위해 초소 전방에 유리창을 다는 공사를 하는 것이다. 저저번주 토요일부터 대공에 유리를 다는 공사를 시작으로 이번 공사는 시작되었다. 그래서 고정적인 작업 인원을 배치시켜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 외에 인원들은 비번자 거의 없는 근무를 피곤함에 절어간 채 하게 되었던 것이다. 2주일 정도가 지난 지금 65초소를 뺀 모든 초소에 유리창문이 있고 대공엔 뒷문을 달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으로 인해 모두 피곤하고 그걸로 인해 초소에 투입해선 그다지 추운 게 없게 되었다. 만약 이대로 3대대에게 인수인계를 한다면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원래부터 이렇게 있었거니 할 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의 시각은 180도 바뀌어서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볼 때 그것이 지금의 모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캐내어 내려 노력한다. 그건 비단 인공물, 자연물을 구분치 않고 나타난다. 분명 자연물을 보면서 저토록 신기하도록 만들어내신 신을 경외할 뿐인 것이고 인공물을 보면서는 기술의 신비와 함께 나였으면 그러지 못했을 텐데하는 존경심만을 가질 뿐이다.

 

스치다 보면 놀라워보이는 그 모든 것들은 다 그저 이루어진 것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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