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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02년 3월 13일(수)
별 특별한 일이 없다. 단지 오늘은 민증 상 내 생일이다. 그래서 저녁 식사 시간 후에 PX에 가서 분대 회식을 했다. 그렇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별로였다. 사실 맛있게 먹었지만 그걸 준비하는 시간이 거의 한 시간 정도 걸렸기에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 하겠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과자로 배부르게 먹는 게 나을 뻔했다. 이럴 때 GOP 회식이 그립기도 하다.
오늘 형식적인 생일임에도 별다른 것들은 없었다. 좀 섭섭하게 그렇게 지나가나 했고 싱겁게 회식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런데 깜짝 놀라고 말았다. 관물대에 빵과 우유가 들어 있지 뭔가. 놀랐다. 과연 누가 이렇게 개념 있는 짓을 했을까? 궁금했다. 쪽지가 놓여져 있어서 펼쳐 보니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내 동기 상남이었다. 군에 있기에 이것밖에 해줄 게 없어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먼 훗날 한 잔의 술로 넘겨버릴 수 있는 추억으로 만들자던 진심은 나에게 큰 감동이었다. 역시 넌 누가 뭐라 해도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내 친구다. 넌 정말 멋생멋사(멋에 살고 멋에 죽고)를 아는 놈이다. 동기가 챙겨준 선물로 기분이 째지게 좋아졌다.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사소한 것에 실망하는 나. 군이란 폐쇄공간이 만든 행복이려니.
03년 2월에 RCT 훈련을 하며 동기 상남이와. 제대 2개월 전의 모습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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