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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3.28(목) 화생방 전사상자 처리 훈련 중 K-3로 인한 고초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3.28(목) 화생방 전사상자 처리 훈련 중 K-3로 인한 고초Ⅰ

건방진방랑자 2022. 7. 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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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생방 전사상자 처리 훈련 중 K-3로 인한 고초

 

02328() 맑음

 

 

이번 일주일 내내 M.O.P.P 4단계를 다 적용한 상태로 하루하루의 나날을 보냈다. 무슨 말이냐면, 금요일에 사단장님 앞에서 화생방 전사상자 처리 훈련이 아니라 시범식 교육이 있었기 때문에 보호의ㆍ전투화 덮개ㆍ방독면ㆍ보호수갑을 하고서 짜여져 있는 각본대로 움직여야만 했던 것이야. 말이 쉽지 방독면을 쓰고서 움직여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대는 감히 알라나?

 

상황이라면 화생방 탄이 떨어져 진지에 투입되어 있던 대다수 병력들이 부상 당했고 그로 인해 그 인원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어쩐지 갑자기 주일에 방독면 쓰는 연습을 시키고 월요일엔 하루종일 화생방 물자를 착용하는 연습을 시키더니, 화요일부턴 실전 연습을 하기 위해 시범식 교육 장소인 77포대로 이동하더라니. 다른 소대는 모두 걸어가야 했지만 우리 소대만은 오분대기조였기에 60을 타고서 아주 편안하게 77포대로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우린 더위와 짜증에 맞서가며 모든 피복을 다 착용한 채 교육 수련을 해야 했다. 특히 방독면을 10분 이상 쓰고 있어 머리가 지끈지끈해지고 정신이 혼몽해질 때면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지?’라는 자괴감이 들었지만 그런 역경과 시련을 잘 이겨나가는 주위 선후임들을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교육 수련 땐 내가 K-3 사수라는 게 무척이나 서럽게 느껴졌기까지 했다. 왜냐하면, 우리 소대원들은 인체제독소(人體除毒所)에 있었기에 나 또한 거기로 뽑혔었는데 K-3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곳으로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초 상황이 발생하는 탄약고 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곳은 3소대 전담이었는데 거기에서 최초의 상황인, 화생방탄이 떨어지면 그 탄에 맞은 사람들이나, 질식된 사람들이 쓰러지는 데, 그때 조금 다친 사람들이 나와서 방독면을 씌워주고 그들을 부축하여 의무대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조금 연습하다가 K-3란 이유만으로 또 다른 데로 옮겨가야 했다. 이번에 옮겨 온 곳은 환자들이 있는 곳이다. 나는 경상자(輕傷者) 역할이었기에 발목에 압박붕대를 조금만 매고서 차량 쪽으로 이동하면 되는 거였지만 방독면을 오래 쓰고 있어야 했기에 그게 힘들 뿐이었다. 이쯤만 해도 세 번을 K-3라는 이유만으로 옮겼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불운은 거기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K-3란 이유만으로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했으니 말이다. 바로 포진 뒤에서 나오는 환자 역할을 맡게 됐다. 사실 제일 월 때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역할이었지만 자칫 잘못하면 인체 샤워까지 가서 옷을 다 벗고 샤워를 해야만 했기에 누구든 피하고픈 역할에 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덕에 두 번째로 60을 타게 되었고 인체 샤워팀에서 제외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결국은 돌고 돌아 좋은 역할로 귀결된 채 당당한 K-3를 들고서 화요일에 소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렇게만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겠냐 만은, 이런 해피엔딩이라면 초반에 조금 짜증났다 할지라도 얼마나 행복했겠냐 만은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K-3의 태클은 또 다시 이어졌으니 말이다. 저녁에 부소대장님이 부르더니, 그 자리에 K-3가 있어서 안 된다며 다시 최초 환자 쪽으로 옮겨 가라는 것이다. 그 역할이 바로 인체 샤워를 해야 하는 역할임을 알기에 K-3를 원망하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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