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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그린 꿈
02년 11월 14일(목) 눈 내리고 추움
오늘 드디어 철원 땅에 첫눈이 왔다. 첫눈이 왔다는 게 밖이었다면 대단한 일인 양 기술되었을 것이고 서로 축하하기에 여념이 없었을 테지만, 여긴 군대이기에 그렇게 원하지 않은 일이 터진 것에 대해 담담한 심정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 내리는 듯, 말듯 눈이 내렸었는데 이번엔 대지를 살짝 덮을 정도의 눈이 쌓였기에 이걸 첫 눈으로 보는 것이다.
새벽에 눈이 왔기에 근무자들이 주둔지 주변만 눈을 치워놨다. 그래서 우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알몸구보도 하지 않고 바로 도피안사로 싸리비를 들고 이동했다. 그렇게 도피안사부터 연대장 관사를 거쳐 수색 중대까지 눈을 치우면 되었다. 눈이 별도 오지 않았기에 대충 쓸어도 깨끗하게 보였다. 그렇게 눈을 받고 주둔지로 복귀해 밥을 먹었다.
‘알통구보를 할대, 눈 치울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눈 치우겠다고 하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렇게 눈과의 싸움을 또 하며 살 것을 생각하니까 죽을 지경이다. 이게 밖에서처럼 눈과 적당히 타협하며 재밌게 어울어지며 살아보고 싶다. 이제 막 찾아온 겨울이여! 제발 봄을 빨리 불러다오. please!
제설작업을 위해 모인 2소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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