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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라는 생각을 했다면, 세존께서는 수보리야말로 아란나의 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수보리는 실제로 행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곧 수보리야말로 아란나의 행을 즐긴다고 이르신 것입니다.”
世尊! 我若作是念我得阿羅漢道, 世尊則佛說須菩堤是樂阿蘭那行者. 以須菩堤實無所行, 而名須菩堤是樂阿蘭那行.”
세존! 아약작시념아득아라한도, 세존즉불설수보리시낙아란나행자. 이수보리실무소행, 이명수보리시낙아란나행.”
여기 ‘아란나(阿蘭那)의 행(行)을 즐기는 자’(araṇā-vihārin)라는 표현은 앞의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얻은 사람’과 같은 표현이다. ‘득무쟁삼매인(得無諍三昧人)’이라는 것은 의역이고 ‘낙아란나행자(樂阿蘭那行者)’는 음역이다.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얻은 사람’의 산스크리트 복수 소유격이 ‘araṇā-vihāriṇām’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아란나(阿蘭那)의 행을 즐기는 자’라는 것은 정적한 곳에서 일체의 경계를 끊어버리는 무쟁삼매를 수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그러한 실천을 하고 있는 수보리는 곧 ‘함이 없다(무소행無所行)’는 말로 자신을 비우고 있는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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