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상을 떠나 영원으로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
14-1.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 의취를 깊게 깨달아 눈물 흘려 흐느끼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정말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깊고 깊은 경전을 설하신다는 것은! 저는 예로부터 얻은 바의 혜안으로도 이와 같은 경을 얻어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爾時, 須菩堤聞說是經, 深解義趣, 涕淚悲泣而白佛言: ”希有世尊! 佛說如是甚深經典. 我從昔來所得慧眼, 未曾得聞如是之經.
이시, 수보리문설시경, 심해의취, 체루비읍이백불언: ”희유세존! 불설여시심심경전. 아종석래소득혜안, 미증득문여시지경.
이 제14분은 『금강경』 전체에서 가장 긴 분이다. 콘체의 말대로 주된 암송이 제13분에서 끝났다고 한다면, 어떤 제2주자가 옆에 있다가 그 전 내용을 간추리고 요약하여 총결짓기 위해 다시 한 번 읊어내린 듯한 인상을 주는 분(分)이다. 그러나 콘체가 말했듯이 지루하거나 딱딱하여 영감을 던져주지 않는 그런 내용은 결코 아니다. 제14분이야말로 여태까지의 우리의 논의를 전체적으로 반추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분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재미있는 점은 그 묘사가 매우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제2의 암송자가 자기의 색다른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다른 칼라를 첨가했을 것이다. 단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이 여기 ‘심해의취(深解義趣), 체루비읍(涕淚悲泣)’과 같은 구문의 첨가다. 이전에는 전혀 없었던 감정적 표현인 것이다. 그 의취를 ‘깊게’ 이해했다든가, 문자 그대로 직역하면 ‘콧물ㆍ눈물 다 흘리고 슬피 흐느끼며’가 되는 이런 표현인 것이다. 그 산스크리트 원문에는 ‘법(法)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그는 눈물을 닦고나서 …’로 되어있는 것을 라집(羅什)은 읍(泣)한다(흐느낀다)라는 아주 간략한 중국적 표현으로 바꾸었다.
우리 독자들도 여기쯤 오면 한번 깊게 통곡할 만큼 깨달음이 오지 않았을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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