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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20장 - 20. 구경(九經)의 일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0장 - 20. 구경(九經)의 일

건방진방랑자 2021. 9. 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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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구경(九經)의 일

 

 

齊明盛服, 非禮不動, 所以修身也; 去讒遠色, 賤貨而貴德, 所以勸賢也; 尊其位, 重其祿, 同其好惡, 所以勸親親也; 官盛任使, 所以勸大臣也; 忠信重祿, 所以勸士也; 時使薄斂, 所以勸百姓也;
목욕재계하여 깨끗이 하고 잘 차려 입어, ()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수신이요, 남을 나쁘게 말 하는 사람과 사귐을 끊고 여색를 멀리하여 재화를 하찮게 여기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현자를 권면하는 일이요. 그 위()를 존중해 주고 그 녹(祿)을 중시하고 그 좋아함과 싫어함을 같이 해주는 것은 가까운 사람들을 권면하는 일이요, ()을 성대히 하고 믿고 맡기는 것은 대신을 권면하는 일이요, 마음속을 믿고 그 녹()을 후하게 주는 것은 사()를 권면하는 일이요, 때에 맞게 부리고 거두어 들이는 것을 박하게 하는 것은 백성을 권면하는 일이요,
此言九經之事也. 官盛任使, 謂官屬衆盛, 足任使令也, 蓋大臣不當親細事, 故所以優之者如此. 忠信重祿, 謂待之誠而養之厚, 蓋以身體之, 而知其所賴乎上者如此也.
여기서는 구경(九經)의 일을 말했다. 관성임사(官盛任使)는 아전과 하인이 많아지고 대우가 성대해져 넉넉히 부리며 하여금 명령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대체로 대신(大臣)이 친히 자잘한 일을 감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우대하길 이와 같이 하는 것이다. 충신중록(忠信重祿)은 대우하길 성실히 하고 봉양하길 두텁게 한다. 대체로 자신의 몸으로 그를 체찰(體察)하면 그들이 윗사람에게 의지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이와 같다.

 

다시 구경을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 용법이 앞과는 반대의 형식을 쓰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주어를 먼저 내놓고 서술부를 나중에 두었는데, 여기서는 서술부를 먼저 내놓고 주어를 맨 뒤에 두고 있어요. 이 두 가지 형식은 한문고전의 전형적인 레토릭(Rhetoric)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십시오.

 

 

제명성복 비례부동(齊明盛服 非禮不動)’

여기서 제명성복(齊明盛服)’이라는 말은 제사를 지낼 때일 수도 있고, 평소일 때일 수도 있고, 이 양자를 다 포괄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고 비례부동(非禮不動)’이라 합니다(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論語』 「顔淵).

 

매사에 행동을 할 때는 재계(齋戒)하여 단정히 차려입고서 정확한 명분을 가지고, 정확한 예()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일이든 확실한 자리가 아니면 나가지 말 것이다, 움직이지 말라! 내가 요즘에는 신문 같은 데에 일체 글을 쓰지 않아요. 매스컴이란 게 하찮은 것이거든요. 여러분들은 앞으로 매스컴에 희생되는 인물이 되지 말고, 매스컴의 파워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인물들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매스컴이 나를 죽이고 또 죽일려고 해도 나는 살아남았어요. ‘소이수신(所以修身)’

 

 

거참원색(去讒遠色)’

여기서 참()이라는 것은 참언(讒言)’인데, 남을 헐뜯어 나쁘게 말하는 것이요 남을 억울하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색()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역시 이성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할 면이 여기에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색 때문에 망하고 있습니다.

 

남의 말을 빌어 충고하는 자를 멀리하라. 살아가면서 속기 쉬운 것이 있어요. 누가 나한테 충고를 해준다고 할 때, 귀에 거슬리는 고언을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말을 남의 말을 빌어서 할 때는 그 사람의 말을 절대로 귀담아 듣지 마세요. ‘자기 말로써 나에게 나의 나쁨을 지적해 줄 때는 그 말을 존중해서 들어야 하겠지만, ‘남의 말을 빌어서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 사람을 사귐의 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리십시오. 굉장히 소중한 충고를 해주는 척하면서 떠들어대는 말을 귀담아 듣다가는 속습니다. ‘남의 말을 빌어서 나를 비난한다는 것은, 이놈이 나를 욕하고 있다는 그 사람들과 한패가 되어 가지고 뒤에서 나를 비방하고 있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로 그 놈이 죽일 놈요! 다 그 새끼가 장난질한 것이니, 절대로 그런 말은 듣지 말고, 또 그런 사람은 두 번 다시 자신의 인생의 장에 들여 놓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그 따위 말을 듣고 앉아 있다간 병신 되기 딱 알맞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개혁적인 사람들은 삶의 여러 장면에서 이래저래 부딪치게 되어 있고, 남이 안 하는 짓 하게 되어 있는데, 이런 마당에 그런 식으로 충고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있다간 자기를 죽이는 짓을 스스로 저질러버리게 됩니다. 젊음의 패기를 다 뺏어가는 그런 말에 현혹되어 자꾸만 듣다가는 그저 그런 놈이 되고 만다 이겁니다.

 

철들었다는 것이 뭐냐? 우리말에 점잖다는 말이 참 재미있어요. 이 말은 젊지 않다(not young)는 말이거든요. 젊지 않으면 점잖다는 겁니다. 도올서원의 학생들은 인생을 통해서 절대로 점잖아지지 말아라, 점잖으면 젊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천화이귀덕(賤貨而貴德)’

이 말은 상당히 비판이 많이 되었던 말인데, 여기서 ()’라는 말은 대부분의 동양언어에서는 ()’과 대비되는 말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서 해석해야 합니다. 한문이란 한 글자 한 글자 파고들어가야 그 뜻이 제대로 풀리거든요. ()라는 것은 도시의 산물이요, 문명의 써큘레이션 속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이라는 것은 땅의 서큘레이션(Circulation, 순환)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농경사회의 산물이요, 생필품입니다. 안 먹으면 죽으니까. 예를 들면, ‘곡소화다(穀小貨多)이 말은 시골에 곡식이 날로 줄어들고, 도시의 재화가 날로 늘어난다[穀不足而貨有餘]’는 반고(班固)한서(漢書)권구십일(卷九十一)화식전(貨殖傳)에 있는 말을 축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요즘 곡()이 줄어들고 화()가 많아져서 사람들이 어쩌고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과거에 도시화의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 ‘천화(賤貨)‘라는 말은 재화를 천시 여긴다는 말이 아니라, 삶에 기본적인 생필품이 아닌 화(), 공업적·도시적 산물(good)에 긴한 마음을 두지 말라는 뜻이지요.

 

우리 집에는 텔레비젼이 없어요. 나는 과거에 신문칼럼을 쓸 때도, 텔레비젼이나 신문을 전혀 안 보고 썼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이런 게 없으면 큰일 나는 줄로만 아는데, 왜 텔레비젼이 없다고 못삽니까? 왜 학생들 방에 스테레오가 있고 텔레비젼, 전화가 있어야 하냐 그 말이요? 전화 없이 살아 보세요. 얼마나 편하고 좋은데! ‘재화를 천시한다는 말은 절대로 반자본주의적인 순진성이라고 비판받을 나쁜 말이 아닙니다. 왜 쓸데없이 텔레비젼을 보고 앉아 있어요?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것들을 안 봐도 그냥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 몇 몇 만나면 다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신문칼럼을 쓸 때도 신문사 편집장과 한 10분 정도 대화해 보면, 필요한 서베이(Survey, 조사하다)가 다 끝납니다. 한 달 동안 신문, 텔레비젼에서 쏟아내는 내용이라는 게 뭐 대단한 게 아니거든요.

 

물론 증권시세 변화 같은 데에 민감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뭘 꼭 알아야만 한다는 이런 협박에서 헤어날 줄을 모릅니다. 이런 데서 좀 벗어나서 살 줄 알아야 해요. ‘천화이귀덕(賤貨而貴德)’이라는 게 참으로 중요한 말입니다. 여기서 화()와 덕()이 대비되고 있는데, ()이란 꽁푸로 내 몸에 쌓이는 것이고, ()란 내 몸 밖에 있는 문명의 부산물이니, ()는 천시 여기고 덕()을 귀하게 여기라는 겁니다. ‘()’()’은 함부로 들어가 있는 글자가 아니라는 걸 주의해서 새기십시오. 이렇게 하면 소이권현야(所以勸賢也)’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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