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서를 평정한 기념비에 쓴 명문
평회서비(平准西碑)
한유(韓愈)
解說 2. 한유가 지은 명문과 단문창이 지은 비문의 차이
○ 唐自安ㆍ史亂後, 藩鎭跋扈, 累代姑息, 養成叛逆. 父死子繼, 否則備裨繼, 匪由朝命, 要求節鉞, 一纔不從, 反叛繼.
憲宗立發憤, 欲張已墜之網, 亦旣平夏蜀澤潞諸鎭矣. 淮蔡節度吳少誠死, 子元濟自立, 請不許. 遂反, 朝臣中, 惟武元衡ㆍ裴度, 請討之. 兵連未捷, 元衡死於刺客, 度傷, 幸不死. 俱請罷兵, 惟度贊上, 終討之.
度除淮西節度使, 奏請韓公爲行軍司馬, 卒平蔡還朝, 詔公撰碑. 公以蔡平, 由度固上意, 多歸功焉, 度功所以成, 又由上意之明且斷, 當矣.
李愬自恃奇兵入蔡擒吳功高, 其妻, 唐安公主女也. 遣入宮, 泣訴碑不實, 上命斷碑, 更詔段文昌爲之.文昌之碑, 今雖見『唐文粹』, 然委弱猥冗, 人誰目者?
東坡錄臨江驛一絶云: “淮西功業冠吾唐, 吏部文章日月光. 千載斷碑人膾炙, 不知世有段文昌.” 良可一快.
孫莘老喜論文, 謂: “此碑序如『書』, 銘如『詩』.” 的論也.
李商隱一詩, 論此碑極佳, 已有此說矣, 警語曰: “點竄堯典舜典字, 塗改淸廟生民詩.”
熟讀深味, 始信李孫爲知言云.
해석
○ 唐自安ㆍ史亂後, 藩鎭跋扈,
당나라는 안록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난 이후로부터 번진이 발호하니
累代姑息, 養成叛逆.
여러 세대동안 임시방편으로 대처하니 반역하는 무리들이 양성되었다.
父死子繼, 否則備裨繼,
아버지가 죽으면 자식이 계승하고, 그게 아니면 치우친 비장(裨將)이 계승하여
匪由朝命, 要求節鉞,
조정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절월【절월(節鉞): 지방에 관찰사(觀察使)ㆍ유수(留守)ㆍ병사(兵使)ㆍ수사(水使)ㆍ대장(大將)ㆍ통제사(統制使) 등이 부임할 때 임금이 내어 주던 절(節)과 부월(斧鉞). 절(節)은 수기(手旗)와 같고, 부월(斧鉞)은 도끼같이 만든 것으로 생살권(生殺權)을 상징함】을 요구했으며
一纔不從, 反叛繼.
한 번이라도 겨우 따르지 않으면 반역을 계속했다.
憲宗立發憤, 欲張已墜之網,
헌종이 등극하고 분발심을 발휘해 이미 추락한 기강을 펼치고자 하여
亦旣平夏蜀澤潞諸鎭矣.
또한 아미 하(夏)와 촉(蜀)과 택로(澤潞)의 여러 진(鎭)을 평정했다.
淮蔡節度吳少誠死, 子元濟自立,
회채절도사인 오소성이 죽자 아들인 원제는 스스로 즉위하고
請不許.
세습되길 청했지만 허락질 않았다.
遂反,
마침내 오원제(吳元濟)가 반란을 일으키자.
朝臣中, 惟武元衡ㆍ裴度, 請討之.
조정의 신하 중 오직 무원형과 배도만이 토벌하길 청하였다.
兵連未捷,
전쟁이 연이어져 승리하지 않았는데
元衡死於刺客, 度傷, 幸不死.
원형은 자객에게 죽었고 배도는 다쳤지만 다행히 죽지 않았다.
俱請罷兵, 惟度贊上, 終討之.
모두 파병을 청하였지만 오직 배도만이 주상을 도와 끝까지 토벌했다.
度除淮西節度使, 奏請韓公爲行軍司馬,
배도는 회서절도사로 제수되자 한유를 행군사마로 삼자고 주청하여
卒平蔡還朝, 詔公撰碑.
마침내 채주(蔡州)를 평정하고 조정으로 돌아와 한유공에게 명령 내려 비를 짓도록 했다.
公以蔡平, 由度固上意,
공은 채주(蔡州)가 평정된 까닭을 배도가 주상의 뜻을 굳건히 함으로 말미암아
多歸功焉,
공을 돌린 것이 많으니
度功所以成, 又由上意之明且斷,
배도의 공이 성공한 까닭은 또한 주상의 뜻이 현명하고 또한 결단이 있기 때문이라 했으니
當矣.
합당하다.
李愬自恃奇兵入蔡擒吳功高,
이소는 스스로 기이한 병술로 채주에 들어가 오원제(吳元濟)를 사로잡은 공이 높다는 것을 믿었으니
其妻, 唐安公主女也.
그의 아내는 당안 공주의 딸이었다.
遣入宮, 泣訴碑不實,
자기 아내를 궁궐로 들여 비(碑)가 진실하지 않다는 걸 울며 하소연하니
上命斷碑, 更詔段文昌爲之.
주상은 비(碑)를 잘라버리라고 명하고서 다시 단문창에게 명하여 짓도록 했다.
文昌之碑, 今雖見『唐文粹』,
단문창의 비문은 지금은 비록 『당문수』에 보이지만
然委弱猥冗, 人誰目者?
나약하고 외람되며 쓸데 없으니 사람들 중 누가 보겠는가?
東坡錄臨江驛一絶云: “淮西功業冠吾唐, 吏部文章日月光. 千載斷碑人膾炙, 不知世有段文昌.”
동파가 임강역에서 기록한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淮西功業冠吾唐 | 회서의 전공(戰功)은 우리 당나라에서 으뜸이니 |
吏部文章日月光 | 이부 한유의 문장은 해와 달처럼 빛나네. |
千載斷碑人膾炙 | 천 년에 잘린 비석이 사람들에 회자되니 |
不知世有段文昌 | 세상에선 단문창의 글이 있는 것도 모르지. |
良可一快.
참으로 한결같이 상쾌할 만하다.
孫莘老喜論文, 謂: “此碑序如『書』,
손신로는 문장을 논하길 좋아해 말했다. “이 비문의 서(序)는 『서경(書經)』과 같고
銘如『詩』.”
명(銘)은 『시경(詩經)』과 같다.”
的論也.
적확한 논의다.
李商隱一詩, 論此碑極佳,
이상은이 지은 한 시는 이 비를 논함이 지극히 아름다운데
已有此說矣, 警語曰: “點竄堯典舜典字, 塗改淸廟生民詩.”
이미 이 시에 이 말이 있으니 경구(警句)는 다음과 같다.
點竄堯典舜典字 | 요전과 순전의 글자를 점철하고 |
塗改淸廟生民詩 | 청묘시와 생민시를 칠하여 고쳤다. |
熟讀深味,
익숙히 읽고 깊이 음미하면
始信李孫爲知言云.
비로소 참으로 이상은과 손신로가 말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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