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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끌림, 이병률, 달, 2010 본문

책/밑줄긋기

끌림, 이병률, 달, 2010

건방진방랑자 2019. 6.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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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그러니까 잘 살기 위해선 뭔가를 자꾸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과 내가 죽더라도 아무도 목이 메게 하거나 다리에 힘이 풀리게 하면 안 되겠다는 교훈을 얻은 거야.

 

뭔가를 갖고 싶어 한다. 뭔가를 찾아서 헤맨다. 뭔가가 더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모를 일이다. 무엇이 더 있어야 하는 건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을 하나씩 쓰러뜨려서라도 그걸 갖고 만지겠다는 건지를. 그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라도 연명하고 있는지 모른다. Something more....

이 세상에 있겠지만 이 세상엔 없을 수도 있는 그것. 그것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자유로울 수도, 벗어날 수도 없단 말인가.

 

앞으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그럴 땐 똑같이 생긴 뭔가를 두 개 산 다음 그 중 하나에 마음을 담아서 건네면 된다.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면 된다.

 

항상 나는 지도를 처음 받을 때처럼, 지도를 펴들고 버릇처럼 묻는다. 이 지도에서 지금 내가 서 있는 여기는 어디냐고. 그건 여행자에게 있어 중요한 시작이며, 절대적 의미이기도 한 일이다. 지금 현재 있는 곳을 마음에 두는 일, 그것은 여행을 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분노한다.

 

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주 뒤를 돌아다본다.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 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 아예 멈춰 선 채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뒤돌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 아예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린다. 내가 뒤척이지 않으면, 나를 뒤집어놓지 않으면 삶의 다른 국면은 나에게 찾아와주지 않는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 모두는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소중한 누군가를 그곳에 두고 왔다든가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그곳에 남아 있다면

언제건 다시 그곳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물론 그 사람을 데려올 수 있을지 그건 장담 못하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그곳까지 날아갈 수 있을 거란 생각.

아마 나만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

 

칠레 시골 마을에 포도농장을 하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여인이 운전을 하면서 그 시골길을 지나다가 문득 코 끝으로 스치는 포도 향기에 취해 포도농장엘 들르게 됐습니다.

여인은 포도를 좀 살 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남자는 정성스럽게 포도를 따서 바구니에 담아 그 여인에게 건넸습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여인은 얼마를 주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청년은 터무니 없이 아주 비싼 가격을 불렀습니다.

여인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여 다시 물었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같았습니다.

? 도대체 왜 그렇게 비싼거죠?” 여인은 다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포도입니다.

세상 그 어떤 포도보다 맛에 있어선 자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하나 더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높은 값을 부른 이유는,

이 포도들이 열린 한 그루 포도나무를 통째로 선물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러니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와서 이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를 따가십시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값을 치르고 포도나무 한 그루를 선물받으시겠습니까?“

여인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해마다 초가을 무렵이 되면 청년은

포도를 따러 오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여섯 번째 가을이 되던 해,

둘은 포도나무 앞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포도나무의 가지를 일부 잘라 말린 뒤,

서로의 반지도 조각해 가졌습니다.

단지 여인의 아름다움에 홀려 돈도 받지 않고

거저 포도를 주었다면 또다시 그 여인을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포도나무까지 돈도 안 받고 선물했다면

여인은 굳이 이곳에 포도를 따러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무례하지만 돈을 받음으로써 그녀가 그곳에 와야 하는

이유까지도 선물했던 겁니다.

 

 

 

 

 

인용

목차

카자흐스탄, 사막여행: 멀리서만 봐선 안 되는 이유

열정으로 우린 노고단에 올랐다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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