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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승기의 주제의식 고찰 - 3.3 환(宦), 도둑이 사는 공간에 대한 묘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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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승기의 주제의식 고찰 - 3.3 환(宦), 도둑이 사는 공간에 대한 묘사

건방진방랑자 2022. 10.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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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도둑이 사는 공간에 대한 묘사

 

 

그 후 맹호연이 남은 도적을 공격하러 도적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그제야 도적이 사는 공간과 그 정체를 소개하는 부분이 자세히 묘사된다.

 

 

큰 바다가 있는데, 그 남쪽의 환()이라는 데를 지나가니 이는 도적의 제일 요해처이다. 파도가 세차게 솟아올라 세상에 넘쳐 날 듯하였다. 앞의 배가 이미 뒤집어지고 뒤에 오는 것도 그치지 않아서, 돛대는 꺾어지고 노는 부러져 몇 천 개나 되는지 알지 못했다. 도적을 치러 온 병사는 왕왕 이곳에 이르러 회군하였다. 관문을 명리(名利)라 하고, 산은 분심(忿心)이라 하며 골짜기는 욕심(慾心)이라 하니 모두 도적이 의지하여 험한 것으로 여겼다.

有大海經其南曰宦, 乃賊第一要害處, 波濤洶湧, 沃日滔天, 前船旣覆, 後來者不止, 崩檣敗楫, 曾不知幾千, 而討罪之師, 往往至此而回軍. 有關曰名利, 有山曰忿, 有壑曰慾, 皆賊之倚以爲險者也.

 

 

위에서 도적은 인간이 살고 있는 지상의 자연공간들과 그곳에 깃든 인간심리로 구체화되었다. 남쪽의 큰 바다에 도적의 제일 요해처인 환해가 있고, 그 관문에 명리가 있다고 하여, 멀리 있지만 언제든 다가가고자 하는 벼슬과 명리를 마음에서 제일 먼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제시하였다. 지상의 공간에서 도적의 제일 요해처로 환해(宦海)가 제시된 것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창계가 의승기를 저작할 당시(1664)병자호란 직후로 출사를 거부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보인다.

 

또 도적이 사는 곳은 산과 골짜기로, 우리와 가까이 위치한 여기에 분심과 욕심이 깃들어 있어 늘 경계해야 할 마음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인간 마음의 여러 곳에 여러 형태로 자리하고 있으면서 언제든 인간 마음을 부추기려고 도사리고 있는 도적과 같은 우리의 마음 한 부분을 경계한 것이다. 특히 도적의 제일 요해처로서 환()을 지목한 것은 창계가 가장 경계하고자 한 지점이라 하겠다.

 

 

 

 

인용

목차

한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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