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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바람 불면 원혼들 곡소리 낸다
迂儒攬古泣書史 | 우활한 선비인 내가 옛 전적을 보며 눈물지었었는데 |
不意身親見此日 | 몸소 친히 이런 날을 볼 줄 몰랐다네. |
流離唯日望官軍 | 유리걸식하며 오직 날마다 관군을 바라나 |
彼葛旄丘何誕節 | 저 모구의 칡덩굴은 어찌하여 길게 뻗을 정도로 구원병은 오지 않던가 1. |
聞說長安遣帥初 | 듣자니 장안에서 장수를 파견할 초기에, |
玉旒親推餞雙闕 | 천자가 친히 추천하여 궁문까지 나와 전별했다지. |
天語哀痛皆耳聞 | 천자의 말 애통한 것을 모두 귀로 들었으니 |
臣子何心軀命恤 | 신하된 자 무슨 마음으로 몸과 목숨을 아꼈단 말인가. |
錦城千羣竟無爲 | 금성 2의 숫한 백성들은 결국 하릴없게 되었고 |
朗州一戰難補失 | 낭주 3 한 번 싸움으로는 잃은 것 보전하기 어려웠다네. |
月出山高九湖深 | 월출산 높고 구호봉 물은 깊건만 |
水渴山摧恥能雪 | 구호봉 물 마르고 월출산 깎여야만 이 치욕 설욕할 수 있을까. |
至今海天風雨時 | 지금도 바다에 비 바람 불 때면 |
鬼哭猶疑初戰伐 | 귀신의 곡소리는 아직도 전쟁 당시 아우성인 듯. |
爲吟此辭酹煩冤 | 이 시를 읊조려서 원혼께 바치니, |
征南舊將面應熱 | 남쪽을 정벌하여 포위됐던 옛 장군의 낯은 응당 뜨거우리.『玉峯詩集』下 |
인용
- 모구(旄丘): 『시경(詩經)』 「패풍(邶風)」의 편명인데, 즉 앞은 높고 뒤가 낮은 언덕이라는 뜻이다. 춘추 시대 여후(黎侯)가 오랑캐로부터 자기 나라에서 쫓겨나 위(衛)에 붙어 있을 때 여(黎)의 신하들이 "언덕의 칡덩굴은 어찌 그리도 마디가 길게 뻗었느뇨. 위(衛)의 제신(諸臣)은 어찌 그리도 우리를 구하지 않고 늑장만 부리느뇨.[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叔兮伯兮 何多日也]"라는 시를 지어, 위 나라가 자기들을 구해 주지 않는 것을 원망한 데서 온 말이다. [본문으로]
- 금성(錦城): 나주의 옛 명칭. [본문으로]
- 낭주(朗州): 영암의 옛 명칭.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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