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왕소군 (6)
건빵이랑 놀자
2분이란 시간에 왕소군과 의순공주를 담아내다 순발력 테스트식으로 2분 만의 시간 동안에 홍석기가 짓게 된 시가 바로 『소화시평』 권하 85번에 실려 있는 시다. 이 시는 기승전결의 일반적인 흐름을 따라 가지 않는다. 일반적인 흐름에서 전구(轉句)는 기구와 승구에서 전개한 시상을 완전히 뒤바꾸며 환기를 시키고 결구의 의미를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는 결구의 내용을 강화하기에 위해 1~3구까지 감정을 켜켜이 쌓아간다. 그래서 한 구 한 구 읽을 때마다 깊은 울분과 회한이 짙게 느껴지며 결구에 이르고 보면 그 감정이 제대로 폭발되는 것이다. 千秋哀怨不堪聞 천추토록 애절한 원망 차마 듣질 못하겠는데, 落月蒼蒼萬壑雲 지는 달이 희끄무레한데다 온 골짜기엔 구름까지 꼈네. 莫向樽前彈一曲 술잔 앞을 향하여 한 곡..
이산해의 왕소군에 관한 시를 비판하다 『소화시평』 권하 6번에 나온 왕소군은 한나라 궁궐에 있던 궁녀로 미모가 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외모가 빼어나다고 해서 임금의 눈에 쉬이 뜨일 리는 없었다. 궁궐 안에만 3000명의 궁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임금에 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원제(元帝)의 측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직책을 맡거나 그도 아니면 궁중 화공(畵工)의 눈에 들어야 한다. 왜 갑자기 화공이 등장하냐면 이 당시 원제는 궁녀를 일일이 볼 수 없었기에 화공들이 그린 초상화를 보고 합방할 궁녀들을 선택하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화공이 예쁘게 그려주면 간택될 확률이 높은 건 자명한 이치였고, 이에 따라 궁녀들은 화공에게 여러 뇌물을 건네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왕소군은 화공에게 잘 보..
6. 왕소군을 그리며 노래하다 鵝溪有「詠昭君」二絶曰: “三千粉黛鎖金門, 咫尺無由拜至尊. 不是當年投異域, 漢宮誰識有昭君.” “世間恩愛元無定, 未必氈城是異鄕. 何似深宮伴孤月, 一生難得近君王.” 此蓋竊王荊公「明妃曲」, ‘漢恩自淺胡恩深, 人生樂在貴知心’之意. 而李詩辭意太露, 信乎. 言志, 心之聲也. 羅大經嘗評荊公此句曰: “苟心不相知, 臣可以叛其君, 妻可以棄其夫乎.” 朱子亦有評, 以爲悖理傷道云. 해석 鵝溪有「詠昭君」二絶曰: “三千粉黛鎖金門, 咫尺無由拜至尊. 不是當年投異域, 漢宮誰識有昭君.” “世間恩愛元無定, 未必氈城是異鄕. 何似深宮伴孤月, 一生難得近君王.” 아계 이산해의 「소군을 읊다[詠昭君] / 왕소군(王昭君)」이라는 절구 두 수는 다음과 같다. 三千粉黛鎖金門 삼천 궁녀들이 금문에 갇혀 咫尺無因拜至尊 지척인데도..

3. 객관적인 옳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제물론(齊物論)」 편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재구성한다면, 우리는 그의 입장을 좀더 구체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어보자. “사람이 습지에서 자면, 허리가 아프고 반신불수가 되겠지. 미꾸라지도 그럴까? 사람이 나무 위에서 산다면 겁이 나서 떨 수밖에 없을 것일세. 원숭이도 그럴까? 이 셋 중에서 어느 쪽이 ‘올바른 거주지’를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사람은 고기를 먹고, 사슴은 풀을 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먹고, 올빼미는 쥐를 좋다고 먹지. 이 넷 중에서 어느 쪽이 ‘올바른 맛’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원숭이는 비슷한 원숭이와 짝을 맺고, 순록은 사슴과 사귀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놀지 않는가! 모장(毛嬙)이나 서시(西施)는 남자들..
명비 왕소군의 서러운 노래명비곡(明妃曲) 왕안석(王安石) 明妃初出漢宮時 淚濕春風鬢腳垂低徊顧影無顏色 尙得君王不自持歸來卻怪丹靑手 入眼平生幾曾有意態由來畫不成 當時枉殺毛延壽一去心知更不歸 可憐著盡漢宮衣寄聲欲問塞南事 只有年年鴻雁飛家人萬里傳消息 好在氈城莫相憶君不見咫尺長門閉阿嬌 人生失意無南北 明妃初嫁與胡兒 氈車百輛皆胡姬含情欲語獨無處 傳與琵琶心自知黃金桿撥春風手 彈看飛鴻勸胡酒漢宮侍女暗垂淚 沙上行人卻回首漢恩自淺胡恩深 人生樂在相知心可憐靑冢已蕪沒 尙有哀弦留至今 해석明妃初出漢宮時명비초출한궁시명비가 처음 한나라 궁궐 나갈 때,淚濕春風鬢腳垂루습춘풍빈각수눈물이 봄바람 적셔 귀밑머리 축 처졌네.低徊顧影無顏色저회고영무안색숙이고 배회하며 그림자 돌아보니 안색은 없지만尙得君王不自持상득군왕부자지오히려 군왕은 설렘을 자제할 수 없었다지.歸來卻怪..
왕소군을 읊다 영소군(詠昭君) & 왕소군(王昭君) 이산해(李山海) 毛生見殺太無端 모연수가 죽임을 당한 것은 매우 바르지 못한 것으로 絶色由來畫最難 절색 예로부터 그리기 가장 어렵다네. 自是和戎元失策 이때로부터 오랑캐와 화친한 것이 본래 실책이니 非關萬里駄紅顔 만 리에 아리따운 소군을 보낼 필요 없었네. 三千粉黛鎖金門 삼천 궁녀들이 금문에 갇혀 咫尺無因拜至尊 지척인데도 지존 뵐 길 전혀 없었으니, 不是當年投異域 당시에 이역땅에 버려지지 않았다면, 漢宮誰識有昭君 한나라 궁궐에서 누가 왕소군을 알았겠는가. 世間恩愛元無情 세간에 은혜와 사랑은 원래 무정해서, 未必氊城是異鄕 흉노의 궁궐이 이향이라고 기필할 수 없으니, 何似深宮伴孤月 깊은 궁궐에서 외로운 달과 벗하며, 一生難得近君王 한 평생 임금을 가까이 하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