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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백 가지도 넘는 핑계를 대고 도망치던 그대에게 한참을 걸어 4시가 되었는데 아직도 ‘영광 9km’라지 않은가. 아직도 2시간 반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는 말씀되시겠다. 이미 몸은 지쳤는데 갈 길이 멀다. 내일 신림에 가기 위해 오늘은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그래서 ‘가는 도중에 마을이 보이면 마을 회관 같은 곳에서 하루 묵고 갈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못 간만큼 내일은 고창까지 36km, 거기에 신림까진 4km를 더 가야 한다. 내일 도착지를 이미 마음속으로 정했으니, 오늘 편한 만큼 내일은 그만큼 더 고생하게 될 게 뻔했다. 이거 은근히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라는 식의 일반적인 성공담 같은 뉘앙스의 말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라는 뉘앙..
4.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 이 문턱을 통해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맘 속 깊이 느끼게 됐다. 그건 곧 연대감이었다. 자신의 목숨이 자기 혼자만의 것이었다면, 권력에 의해 은밀하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 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넘도록 한일 사이에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나 보다. 진실규명이란 이처럼 어렵나 보다. 두 번째 문턱은 연대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그의 목숨은 더 이상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고, 그와 함께 뜻을 모으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래서 그가 납치당했을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백방으로 움직여 그 사실을 알렸고, 그 결과 망망대해에 비행기가 뜰 수 있었던 것이다. 연대감이란 나의 삶이 누군가의 삶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이고, 함께 살아갈 힘을 전..
55. 너의 불행이 나에겐 안도감이 아니길 그 다음으로 간 곳은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내린 역인 우슈토베역이었다. 역주변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지만, 1937년 당시엔 허허벌판에 가까웠다고 했다. 우슈토베역, 너의 아픔이 나의 안도가 아니길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역이, 고려인들이 당시에 보았던 역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역사적인 현장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막막함과 서글픔이 밀려오더라. ‘이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이냐?’라는 울분 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들의 참상은 ‘과거의 일’일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에서 이야기를 듣듯, 남의 일처럼 들렸을 지도 모른다. ‘용산참사’가 났을 때,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는 ‘남의 일’처럼 들렸고 ‘그들의 일’처럼 들려 ‘안 됐다..
목차 1. 여는 글: 평범한 삶을 꿈꾸며,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다 평범한 삶이란 목표 궁하면 통한다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세상을 열린 눈으로, 생각으로 보자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는 자 2. 용산참사: 용산개발이 부추긴 용산참사 용산개발 사업 어민을 거지로, 세입자를 때쟁이로 누굴 위한 국가기관인가? 신속한 출동 명령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제목에 감춰진 진실 용산사태를 묻기 위한 조처들 욕심이 화를 낳다 준비되지 않은 작전 화재를 막을 수도 있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4. 쌍용차 사태: 평택에 몰아친 자본의 습격 회사가 어려워졌으니 당연히 구조조정을 해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 1년 사이에 회사의 유형자산이 1/2로 뚝 떨어지다 이유도 모른 채 일자리에서 잘리다 5. 쌍용차 사태: 강경진압과 베스트 처리..
6. 닫는 글: 자본이 쳐둔 그물망을 전태일 정신으로 넘기 용산참사에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 사태로 22명의 희생자가 났다. 도합 28명의 목숨이 자본의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 사라지고 만 것이다. ▲ 두 사태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론이 모든 것을 덮어씌웠다. 박근혜의 목숨〈 28명의 목숨 2006년에 박근혜 대표가 ‘5세훈이’의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를 때, 칼날테러를 당했다. 상처가 깊지도 않았는데, 테러범(?)은 연일 언론에 신상을 털렸고 징역 10년형을 구형 받았다. ▲ '살인적 테러리즘이 발붙지 못하도록 엄정수사하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한 사람이 단지 살짝 상처 입었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면, 28명이 목숨을 잃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더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어야 맞다. 하..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영화프로젝트팀은 『두 개의 문』이란 다큐를 보며, 용산참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다큐는 진압에 참여했던 경찰의 육성을 들려주며, 용산참사가 얼마나 우발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얼마나 사건 은폐를 위해 분주했는지 보여준다. ▲ 이 다큐를 보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됐다. 이 포스터의 배우는 [송곳]의 작가인 최규석씨다. 제목에 감춰진 진실 왜 하필 다큐의 이름을 『두 개의 문』이라고 했을까? 그냥 단순히 두 개의 문은 진압작전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4층에서 바라보면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은 두 개가 있다. 그 중 한 문은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 반면, 한 문은 창고로 이어지는 문이었다. 그런데 특공대는 어느 문이 망루로 이어지는 문인지 몰..
2. 용산참사: 용산개발이 부추긴 용산참사 문제: 수도권에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는? ▲ 남산타워에서 보는 용산 쪽 풍경. 미군기지와 중앙박물관이 보인다. 용산개발 사업 답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이다. 그것도 금싸라기 땅인 용산에 미군기지가 있다. 6.25 당시 이승만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일체를 유엔군 사령관에 이양했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유엔군 사령관의 작전 명령을 하달 받으며, 한국전쟁을 수행하게 됐다. 독립국가가 되려면 작전지휘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애석하게도 6.25때 최고 통수권자가 알아서 다른 나라에 자국의 지휘권을 헌납하고 말았다. 과연 한국은 독립국가인가? 용산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수 있었던 데엔,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에 ..
1. 여는 글: 평범한 삶을 꿈꾸며,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다 최근까지 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다. 편모슬하 가정에서 어머니는 가족을 책임질 수밖에 없었고 형은 가장 역할을 대신하며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다. 넉넉하진 못했지만, 어머니와 형이 열심히 일해서 그나마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삶이란 목표 하지만 돈이 없어 쩔쩔 맬 때도 있었다. 고등학생 때 교복을 사려면 14만원이 필요했는데, 그 돈이 없어 여기저기 아쉬운 소리를 하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비를 낼 수 없어서 ‘근로 장학생’이 되어야 했다. 등교하자마자 소각장에 가서 각 학급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분류해서 태우는 게 내 임무였다. 아이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에 와서 0교시 자습을 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