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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양 - 제상좌상화안축(題尙左相畫雁軸)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소세양 - 제상좌상화안축(題尙左相畫雁軸)

건방진방랑자 2019. 10. 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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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의정 상진(尙震)이 기러기를 그린 그림축에 쓰다

제상좌상화안축(題尙左相畫雁軸)

 

소세양(蘇世讓)

 

 

蕭蕭孤影暮江潯 紅蓼花殘兩岸陰

謾向西風呼舊侶 不知雲水萬重深

 

楓落蘋香蘆荻花 疏翎隨意泛晴波

塞天昨夜風霜厲 却愛江南有歲華 陽谷先生集卷之七

 

 

 

 

 

 

해석

蕭蕭孤影暮江潯

소소고영모강심

저물녘 물가의 쓸쓸한 외로운 기러기 그림자

紅蓼花殘兩岸陰

홍료화잔량안음

붉은 여뀌꽃이 양 언덕 그늘에 스러지네.

謾向西風呼舊侶

만향서풍호구려

부질없이 가을바람 향해 옛 친구 부르지만

不知雲水萬重深

부지운수만중심

구름과 물 만 겹 깊어 알지 못하지.

 

楓落蘋香蘆荻花

풍락빈향로적화

단풍 떨어지고 마름 향기롭고 갈대꽃 피었는데

疏翎隨意泛晴波

소령수의범청파

엉성한 깃이 뜻에 따라 갠 물결에 떠있네.

塞天昨夜風霜厲

새천작야풍상려

어젯밤 변방 하늘의 바람과 서리가 매서워

却愛江南有歲華

각애강남유세화

도리어 강남의 세월이 있었음을 사랑한다네. 陽谷先生集卷之七

 

 

해설

한때 온 강기슭을 붉게 물들였던 여뀌꽃도 이제는 볼품없이 시들어가는 가을도 늦가을, 해는 저물어 어둑어둑 천지에 황혼이 가득한데, 홀로 우두커니 강가에 서서, 울며 가는 기러기 소리에 귀를 재면서, 그리운 이를 그리고 있는 작자이다.

 

가을바람 허전히 설레는 빈 하늘에, 옛짝을 찾아 끼룩끼룩 하염없이 불러대는 쓸쓸한 그림자의 외기러기! 구름 만 겹 물 만 겹의 하늘 한 가에, 어디로 향해 가야 그를 만나나? 그 또한 저를 찾아 저 하늘 어느 모퉁이에서 애타게 소리소리 불러대고 있을 그 임을……

 

외로움은 생()의 본래적(本來的)인 것이요, 이별이란 만남에 이미 배태된 숙명적인 결과이며, 그리움은 이별의 후유증으로 끝내 못 잊어 하는 내부연소의 모닥불이다.

 

저 외기러기의 애타게 우는 소리는, 이산 가족의 처절한 절규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이제신(李濟臣)청강시화(淸江詩話)10에 보면, 이 시는 작자가 호남에 은퇴하여 있을 때, 당시의 좌상이던 상진(尙震)이 김시(金禔)의 갈대 그림과 기러기 그림의 두 족자를 두고 화제(畫題)를 지어 달라 청하기에, 절구 두 수를 지어 돌려보냈다는, 그 두 수중의 하나로서, 필경 자신의 옛친구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기러기에 기탁한 절창으로 호평받아 오는 작품이다.

-손종섭, 옛 시정을 더듬어, 정신세계사, 1992, 249~250

 

 

인용

성수시화

청강시화

1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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