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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로 - 송적팔경도(宋迪八景圖)②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인로 - 송적팔경도(宋迪八景圖)②

건방진방랑자 2019. 10. 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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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적의 팔경도에 시를 쓰다

송적팔경도(宋迪八景圖)

() 나라 화가(畵家) 송적(宋迪)이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를 그렸는데, 작자가 그림에다 시를 쓴 것이다.

 

이인로(李仁老)

 

동정추월(洞庭秋月)

雲端瀲瀲黃金餠 霜後溶溶碧玉濤

欲識夜深風露重 倚船漁父一肩高

 

소상야우(瀟湘夜雨)

一帶滄波兩岸秋 風吹細雨洒歸舟

夜來泊近江邊竹 葉葉寒聲揔是愁

 

연사만종(煙寺晚鍾)

千回石徑白雲封 巖樹蒼蒼晚色濃

知有蓮坊藏翠壁 好風吹落一聲鍾

 

어촌낙조(漁村落照)

草屋半依垂柳岸 板橋橫斷白蘋汀

日斜愈覺江山勝 萬頃紅浮數點靑

 

 

 

 

 

 

해석

 

 

동정호의 가을 달

동정추월(洞庭秋月)

 

雲端瀲瀲黃金餠

운단렴렴황금병

구름 끝의 넘실넘실대는 황금병과

霜後溶溶碧玉濤

상후용용벽옥도

서리 내린 후에 출렁출렁이는 옥빛의 파도.

欲識夜深風露重

욕식야심풍로중

밤이 깊어져 바람과 이슬의 무거움 알고자 하니

倚船漁父一肩高

의선어부일견고

배에 기댄 어부의 한 어깨만이 높구나.

 

 

소상강의 밤비

소상야우(瀟湘夜雨)

 

一帶滄波兩岸秋

일대창파량안추

한 띄의 푸른 물결 치고 두 언덕은 가을에 물들어

風吹細雨洒歸舟

풍취세우쇄귀주

바람은 불고 가는 비는 돌아가는 배를 씻기네.

夜來泊近江邊竹

야래박근강변죽

밤에 숙박지 근처 강변의 대나무숲에 오니

葉葉寒聲揔是愁

엽엽한성양시수

잎마다 차디찬 소리가 모두 근심이라네.

 

 

안개 낀 사찰의 저녁 종소리

연사만종(煙寺晚鍾)

 

千回石徑白雲封

천회석경백운봉

천 굽이 돌길은 흰 구름이 막아버렸고

巖樹蒼蒼晚色濃

암수창창만색농

바위와 나무는 푸르디 푸르러 저녁 색이 무르익었네.

知有蓮坊藏翠壁

지유연방장취벽

사찰이 푸른 벽에 감춰져 있음을 알겠으니

好風吹落一聲鍾

호풍취락일성종

좋은 바람이 불어 한 소리의 종소리 떨구는 구나.

 

 

어촌에 지는 석양빛

어촌락조(漁村落照)

 

草屋半依垂柳岸

초옥반의수류안

초가집은 드리운 버들 언덕에 반쯤 기대있고

板橋橫斷白蘋汀

판교횡단백빈정

나무판자 다리 비껴 흰 마름 물가에서 끊어졌네.

日斜愈覺江山勝

일사유각강산승

해가 저물어 가자 더욱 강과 산의 명승지임을 깨닫게 되니

萬頃紅浮數點靑

만경홍부수점청

일만 이랑 물결에 붉은색 떠있고 몇 점만 푸르구나.

 

 

해설

이 시는 소상팔경시(瀟湘八景詩)의 하나인 소상야우(瀟湘夜雨)라는 그림을 보고 지은 화제시(題畵詩)이다.

 

기구와 승구는 시공간(時空間)의 상황을 제시하여, 소상강이 온통 가을 기운으로 가득 차 양쪽 언덕에 단풍이 지고 가을비를 맞으며 배 한 척이 가고 있다. 전구와 결구는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밤이 되자 사공이 강변 대나무 숲에 배를 정박시키니, 대나무 잎에 내리는 빗소리가 모두 시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인은 그림 속에서 근심[]을 발견하고서 시로 다시 형상화하고 있으니, 이 시의 시안(詩眼)은 근심[]인 것이다.

 

청구풍아(靑丘風雅)에서는 청신하고 부려하며 묘사에 뛰어나다[淸新富麗, 工於模寫].”라고 평했고,

동인시화(東人詩話)에는 청신하고 부려하여 훌륭하게 경물을 그려낸 작품이다[李大諫仁老, 瀟湘八景絶句, 淸新富麗, 工於模寫].”라고 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115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동인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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