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운하고서 정백용에게 부치다
차운기정백용(次韻寄鄭伯容)
정이오(鄭以吾)
二月將闌三月來 一年春事夢中回
千金尙未買佳節 酒熟誰家花正開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二月將闌三月來 이월장란삼월래 | 2월이 장차 끝나고 3월이 오려하니 |
一年春事夢中回 일년춘사몽중회 | 1년의 봄 일이 꿈속에서 돌아오네. |
千金尙未買佳節 천금상미매가절 | 천금으로도 오히려 좋은 계절 살 수 없으니 |
酒熟誰家花正開 주숙수가화정개 | 뉘 집에서 술 익고 꽃이 피는 것인가? 『東文選』 卷之二十二 |
해설
이 시는 정백형의 시에 차운하여 보내준 것으로, 지나가는 봄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하고 있다.
2월이 가고 3월이 오려고 하니, 세상을 밝게 비추던 봄빛도 떠나가려 한다. 천금이라는 많은 돈을 주고도 이 아름다운 봄 경치를 살 수 없으니, 술이 익고 꽃이 한창 핀 누구 집에서 이 좋은 봄날에 술 한 잔 할까?
기ㆍ승구는 두보(杜甫)의 「절구만흥(絶句漫興)」에 “二月已破三月來 漸老逢春能幾回”의 구절을 변용(變容)한 것이고, 전구(轉句)는 소식(蘇軾)의 「춘소(春宵)』에 “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香”이라는 구절을 변용한 것이다.
이처럼 전대(前代)의 시구(詩句)에서 자연스럽게 변용한 이러한 수법이 높이 평가되어,
허균(許筠)은 “마땅히 조선 초 절구시(絶句詩) 중에 가장 으뜸이다[當爲國初絶句第一]”라 평했고,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는 “당나라 사람의 좋은 글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不減唐人情處]”라는 평을 가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96쪽 /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2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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