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적의 팔경도에 시를 쓰다
송적팔경도(宋迪八景圖)①
송(宋) 나라 화가(畵家) 송적(宋迪)이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를 그렸는데, 작자가 그림에다 시를 쓴 것이다.
이인로(李仁老)
평사낙안(平沙落雁)
水遠天長日脚斜 隨陽征雁下汀沙
行行點破秋空碧 低拂黃蘆動雪花
원포귀범(遠浦歸帆)
渡頭煙樹碧童童 十幅編蒲萬里風
玉膾銀蓴秋正美 故牽歸興向江東
강천모설(江天暮雪)
雪意嬌多着水遲 千林遠影已離離
蓑翁未識天將暮 誤道東風柳絮時
산시청람(山市晴嵐)
朝日微昇疊嶂寒 浮嵐細細引輕紈
林間出沒幾多屋 天際有無何處山
해석
평평한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
평사낙안(平沙落雁)
水遠天長日脚斜 수원천장일각사 | 물은 드넓고 하늘은 길쭉하며 햇발은 빗기는데 |
隨陽征雁下汀沙 수양정안하정사 | 볕 따라 원정 가던 기러기가 물가 모래톱에 내려앉았네. |
行行點破秋空碧 행행점파추공벽 | 줄마다 가을 하늘의 푸르름을 점점이 깨뜨려 |
低拂黃蘆動雪花 저불황로동설화 | 낮게 누런 갈대 흔드니 눈처럼 하얀꽃 움직이네. |
먼 포구로 돌아오는 돛배
원포귀범(遠浦歸帆)
渡頭煙樹碧童童 도두연수벽동동 | 나루터 어귀의 안개 낀 나무의 푸름이 드리우고【동동(童童): ① 나무 그늘이 드리우다 ② 나무에 가지가 없어 민숭민숭하다 ③ 두려워 우물쭈물하다】 |
十幅編蒲萬里風 십폭편포만리풍 | 열폭의 펼쳐진 갯버들에 만리의 바람 부는구나. |
玉膾銀蓴秋正美 옥회은순추정미 | 옥빛의 회와 은빛의 순채는 가을이라 정히 맛나리니 |
故牽歸興向江東 고견귀흥향강동 | 그러므로 돌아올 흥을 이끌고 강동으로 향하세. |
강의 저물녘 눈
강천모설(江天暮雪)
雪意嬌多着水遲 설의교다착수지 | 눈의 뜻이 교태스러움이 짙어 물에 내리길 주저하는데 |
千林遠影已離離 천림원영이리리 | 온 숲의 먼 그림자는 이미 짙구나【리리(離離): ① 마음이 멀어져 친숙해지지 않는 모양 ② 이삭이나 열매가 맺어 늘어져 있는 모양 ③ 차례로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양 ④ 더부룩한 모양, 무성한 모양】 |
蓑翁未識天將暮 사옹미식천장모 | 도롱이 쓴 노인네 하늘이 장차 어두워질 줄 모른 채 |
誤道東風柳絮時 오도동풍류서시 | 봄바람에 버들솜 만드는 때라 잘못 말한다네. |
산의 저자에 이내 개네
산시청람(山市晴嵐)
朝日微昇疊嶂寒 조일미승첩장한 | 아침해가 은근히 떠올라 첩첩의 산봉우리 차고 |
浮嵐細細引輕紈 부람세세인경환 | 뜬 이내는 가늘디 가늘어 가벼운 비단 끌어놓은 듯. |
林間出沒幾多屋 림간출몰기다옥 | 숲 사이 드러났다 감춰졌다 몇 채의 집인가? |
天際有無何處山 천제유무하처산 | 하늘가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니 어느 곳 산인가?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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