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8월 19일에 숙직하며 우연히 읊다
윤팔월십구일직려우음(閏八月十九日直廬偶吟)
김종직(金宗直)
藏室蓬山昔討論 十三年後更叨恩
眼花正怯金蓮燭 口梗難斟白虎樽
霜暖梧桐猶窣窣 月明鳷鵲自飜飜
故園松菊應蕪沒 嬭母而今足夢魂 『佔畢齋集』 卷之十六
해석
藏室蓬山昔討論 장실봉산석토론 | 장서실【장실(藏室)ㆍ봉산(蓬山): 모두 장서실을 일컬음. 노자가 장실주하사(藏室柱下史)를 지낸 적이 있기에 노씨장실(老氏藏室)로 불리며, 봉래산의 산부(仙府)에는 비록(祕錄)이 숨겨져 있다하여 도가봉래산(道家蓬萊山)이라고도 불리게 됨.】에서 옛적에 토론하였지. |
十三年後更叨恩 십삼년후갱도은 | 13년이나 흘러 다시 주상의 은혜를 입었네. |
眼花正怯金蓮燭 안화정겁금련촉 | 눈이 흐려 금련촉【금련촉(金蓮燭): 당(唐)의 영호도(令狐綯)가 황제와 얘기 나눈 후에 돌아갈 때 촛불이 꺼져 황제가 자신의 수레와 금련촉을 하사함. 그 후로 임금의 신하에 대한 특별대우를 표현할 때 쓰임.】 정히 겁나고 |
口梗難斟白虎樽 구경난짐백호준 | 목매어 백호준【백호준(白虎樽): 조회 자리에서 직언을 한 신하에게 상으로 주던 것으로, 당(唐) 때부턴 태조의 이름을 피휘하여 백수(白獸)로 바뀌었기에 ‘백수준(白獸樽)=백호준(白虎樽)’으로 통용됨.】에 어렵게 술 따르네. |
霜暖梧桐猶窣窣 상난오동유솔솔 | 서리 내린 뒤에 오동나무는 오히려 작은 소리 내고 |
月明鳷鵲自飜飜 월명지작자번번 | 달 밝은 날에 지작【지작(鳷鵲): 전설 속의 신비로운 새의 명칭】은 절로 푸득거린다. |
故園松菊應蕪沒 고원송국응무몰 | 고향은 소나무와 국화꽃 응당 울창할 테니. |
嬭母而今足夢魂 내모이금족몽혼 | 유모【이모(嬭母): 유모(乳母)란 뜻이다. 남조송(南朝宋) 때 하승천(何承天)이 연로하여 비로소 장작좌랑(將作佐郞)에 제수되자, 다른 여러 좌랑들은 모두 명가(名家)의 연소자들이었으므로, 순백자(荀伯子)가 하승천을 조롱하여 항상 ‘이모’라 호칭했던 데서 온 말이다】, 이제 꿈속으로 가셨지. 『佔畢齋集』 卷之十六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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