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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태 - 철거우행(鐵車牛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홍세태 - 철거우행(鐵車牛行)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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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수레, 소가 끄네

철거우행(鐵車牛行)

 

홍세태(洪世泰)

 

大車彭彭服兩牛 많고 많이 실은 큰 수레를 두 소에 걸머쥐게 하니
前牛後牛皆垂頭 앞 소와 뒤 소가 모두 고개 늘어뜨렸네.
牛罷車重行不得 소 멈추니 수레 무거워 다닐 수 없어
十步之內五步休 열 걸음 갈 때 다섯 걸음 쉬는 구나.
借問車中載何物 수레 안에 어떤 물건 실렸냐고 물으니
官家鑄錢須銅鐵 관가에 동전 주조할 때 필요한 동철이라네.
此鐵由來出南蠻 이 철의 유래는 남만에서 나와
萊州大商緣其間 동래성[각주:1]의 대상들이 그 사이에서 수입해왔단다.
滄溟萬舸簇蝟毛 너른 바다에 일만 배가 모인 모습이 고슴도치의 털[각주:2] 같이
釜山掛帆來龍山 부산에서 돛을 걸고 용산으로 온다네.
長安六月烘如火 서울 유월의 무덥기가 불 같아
鐵車相連北山下 철 실은 수레 서로 북산 아래에 이어졌다네.
將軍幕府壓山谷 장군의 막부[각주:3] 산의 골짜기에 우뚝 솟아 있는데
萬夫槖籥張爐冶 일만 일꾼이 풀무질[각주:4]하며 대장간[각주:5]에 베푸니
爐中一日得千萬 난로 속에선 하루에 천 만금을 얻어
鐵貨更與萊商販 철 재화는 다시 동래 상인에게 팔지.
萊商日富錢日賤 동래 상인[각주:6]은 날마다 부자되지만 돈의 가치는 날로 천해져
九府何曾救人困 구부[각주:7]에선 어느 때인들 일찍이 백성의 곤궁함 구제했었나.
還聞細民竊爲幣 그런데 듣자니 백성[각주:8]들이 몰래 화폐를 만들어
往往私鑄干邦憲 이따금 사주전으로 나라의 법을 범한다지.
官家養牛亦有食 관가에서 기르는 소는 또한 먹을 게 있지만
車丁歲饑分牛飯 수레꾼은 흉년으로 소의 먹이 나누네.
我謂車丁鞭莫疾 생각건대 수레꾼아 채찍질 빨리하지 마소.
牛蹄蹶兮車軸折 소 쓰러지면 수레의 바퀴 끊어지니.
車軸折尙可 수레바퀴 끊어지는 건 오히려 괜찮지만
牛斃不可說 소 죽으면 말할 수가 없으니.
弓牛之角甲牛皮 소의 뿔론 활을 만들고 소의 가죽으론 갑옷 만들어야 하는데,
官家鑄錢何時畢 관가의 동전 주조는 어느 때에나 그만두려나.柳下集

 

 

  1. 내주(萊州): 내주는 동래(東萊)이니,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숙종 23년 11월 24일 기사에 박권을 동래 부사에 제수한 일이 보인다. [본문으로]
  2. 위모(蝟毛): 간사한 소인들이 모여 음모를 꾸미고 들고 일어났다는 말이다. 『한서(漢書)』 권48 「가의전(賈誼傳)」에 "배반하는 자가 고슴도치 털처럼 일어난다.[反者, 如蝟毛而起]."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광해군 때 전횡을 일삼던 대북파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3. 장군막부(將軍幕府): 어영청을 가리키는 듯 숙종 연간부터 어영청, 훈련도감 등 군영에도 화폐를 주조하도록 한 사실이 있었다. [본문으로]
  4. 탁약(槖籥): 대장간의 풀무인데, 『노자(老子)』 5장에 "천지의 사이는 탁약과 같아서 비어도 굽히지 않고 움직일수록 더욱 나온다[天地之間, 其猶槖籥, 虛而不屈, 動而愈出.]"라고 하였다. [본문으로]
  5. 노야(爐冶): 쇠붙이를 녹이는 곳. 대장간 [본문으로]
  6. 래상(萊商): 동래상인(東萊商人)의 준말로 조선 후기에 동래(東萊)를 중심으로 왜관 무역(倭館貿易)을 주로 담당한 상인 [본문으로]
  7. 구부(九府): 나라의 재화(財貨)를 관장하는 벼슬이고, 환법은 화폐를 원활하게 운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본디 주대(周代)에 태공망(太公望)이 정한 제도이다. [본문으로]
  8. 세민(細民): 가난하고 비천한 백성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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