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의 참 의미
Carpe Diem 서문
9년 전에 이 노트에 단어, 기초적으로 암기하고 있어야 할 것들을 써놓았다. 아마도 가지고 다니며 편안하게 볼 요량으로 그랬던 거겠지. 그러다 보니 여기엔 세 가지 형태의 서문이 써지게 되었다. (2008년 해피니스노트 서, 2009년 카르페디엠 서)
회피하지 말고 이 순간을 받아들이란 뜻의 카르페디엠
‘Carpe Diem’은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미 그 영화는 10편의 글로 풀어내기도 했기에 9년 전보다 훨씬 더 친근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단어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두려움으로 현재를 짓누르지 않도록, 과거의 회한과 후회로 현재가 짓이겨지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Now&Here)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이 순간, 건실히 순간을 살아내는 이때에 빠져들면 그뿐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실상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어찌 보면 공부를 한다는 게 시험을 보기 위한 것이니 애초에 좋아서만 하는 건 아닐 뿐더러, 불행한 암담한 미래의 저주가 끊임없이 현재를 할퀴어 생채기를 낸다. 바로 이런 나약해짐, 의지하려는 어리석음, 꼬꾸라질 것 같은 두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만큼 현재를 살아낼 수 있는 게 된다.
의지하지 말고 나의 힘으로 헤쳐 나갈 테다
이제 임고반에 들어온 지 10일이 지났고 앉아서 하는 공부의 재미도 서서히 알게 됐다. 어찌 보면 나는 이제 걸음마를 막 시작한 초심자라고 생각하고 욕심내지 않도록 조급해하여 오히려 꼬꾸라지지 않도록 붙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건 곧 Carpe Diem의 정신으로 가능할 것이고 정령 그럴 때 활짝 피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기대려는 나약함, 나를 붙잡아 줄 거라는 기대, 내가 헤쳐 나가지 않아도 활짝 열리리라는 바람 따윈 버리고 나의 두 발로 당당히 서서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굳건히 서서 한 발자국씩 나가자. 닐이 연극무대에 섰듯, 토드가 강압적인 분위기에 “Oh My Captain”이라 외쳤듯, 녹수가 남자친구가 있는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가 진심을 보여줬듯 진정 바라는 것을 향해 서서히 즐기며 나가자.
2018년 3월 26일(월)
임고반 501B 55번 자리에서 건빵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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