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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09.09.17 - 삶은 꽤 정확하다(掘井錄卷之二序) 본문

건빵/일상의 삶

09.09.17 - 삶은 꽤 정확하다(掘井錄卷之二序)

건방진방랑자 2019. 9.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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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꽤 정확하다

掘井錄卷之二序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젠 더 이상 긴 팔이 어색하지 않은 날씨다(낮엔 무겁긴 하지만 그래도 햇살은 따사하게 느껴짐). 이렇게 불현듯 가을이 찾아올 줄 알고 있었을까? 반 팔티를 입고 내리쬐는 태양을 보며 땀을 뻘뻘 흘린 사람이라면 아마 더욱 더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시나브로 진행되는 변화에 몸을 싣고

 

자연은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을 테지만 우린 하나의 시점에 머물러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이렇게 찾아온 가을은 무엇을 뜻할까? ‘무의미이거나 당연한 것쯤이지 않을까? 결국 자기의식에 갇히게 되는 순간 세상은 정형화된 어떤 틀로만 인식될 뿐 아무 의미도 없는 게 되는 것이다.

고로 상황ㆍ환경의 변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내가 그걸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냐 하는 거다. 내 마음이 열리고 오감이 열려 천지자연과 기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면 가을의 옴은 내 신체의 구성을 바꾸고 마음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그리고 생각만 한다고 그런 신체조성이 갖추어 지는가? 역시나 그런 신체를 만드는 일은 지금부터 천천히, 그리고 끈기 있게 진행해야 한다. 언제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냐고 조급해하거나 순서를 무시하고 뛰어넘으려 하지 말자. 모든 변화는 시나브로진행되는 것이니.

 

 

 

지금 이 순간을 살라

 

이쯤 되면 삶의 정답을 하나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엄청난 비법이고 이걸 아는 것만으로도 삶은 경계를 넘은 것마냥 달라질 것이니 정신집중하고 잘 들어보시라. ‘삶은 꽤 정확하다우와~ 엄청난 말이다. 그 정확하다는 건 무엇을 말하나? 당연히 허황되지 않다는 것이고 살아온 그대로 삶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횡재를 노리거나 날벼락 같은 행운을 원한다면 마음을 접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날벼락은 내 몸을 태워버릴 테니까(暴富不祥).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가을을 만끽하는 일이다. 그리고 자연 속에 내 마음을 담고 정확한 삶에 나의 모든 것을 퍼붓는 일이다. 미래의 모습이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면 된다. 지금의 내 행위가 미래의 모습으로 드러나며 현재의 내 모습도 과거의 행위에 따른 결과일 뿐이니까. 이것이야말로 니체가 말한 永遠回歸가 아닐까.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굴정록의 존재이유다.

 

 

2009917일 목(17:10)

50314번 자리에서 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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