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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도마천 여행 - 1. 갑작스럽게 떠난 가평여행, 그리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15.07.20.월)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가평 도마천 여행 - 1. 갑작스럽게 떠난 가평여행, 그리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15.07.20.월)

건방진방랑자 2019. 10. 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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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갑작스럽게 떠난 가평여행, 그리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

 

 

1학기가 끝나간다. 원래 단재학교는 한 학기에 한 번씩만 전체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학기가 시작할 때 전체여행을 가서 파이팅을 다지고 한 학기를 잘 준비해보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갑작스런 여행의 이유

 

그런데 여행에 있어서 열려 있는 학교 분위기이다 보니, 학기를 계획할 때는 없던 여행을 간혹 가게 될 때도 있다. 무언가 여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아이들의 열화와 같은 전체여행에 대한 바람이 있을 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2013년에 떠났던 망상캠핑장으로의 여행이 그런 류의 여행이었고, 이번에 떠난 가평여행도 마찬가지다.

이런 여행의 목적은 한 학기를 마무리 지음과 동시에 한 학기를 보내느라 수고한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여행이 꼭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시간일 필요도 없고, 빡빡한 일정으로 조급함을 느껴야만 하는 시간도 아닐 것이다. 오히려 때론 정해진 일정 없이 시간을 오롯이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알 수 없지만, 아이들끼리 함께 간 여행이기에 그 안에서 아이들은 무수한 놀이를 만들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큰 주제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엔 고기를 구워 먹자는 것만 정했고 세부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 나머지 시간은 자율적인 시간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고심할 필요도 없다.

 

 

망상해수욕장에서의 여행. 갑작스레 동해로 떠났지만 그래서 재밌었다.

 

 

 

세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상봉역으로

 

가평역까지 가야 했기에 10시에 상봉역에서 모이기로 했다. 아직 지하철을 타는 게 익숙하지 않은 지훈이와 상현이, 그리고 오늘 처음 체험을 오는 태기와 만나서 가기로 했다. 지훈이는 석촌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면 내가 강동구청에서 타며 자연스레 만나기로 했고, 그때 천호역에서 환승하면 태기가 그 지하철에 타 있어서 함께 만나게 되며, 군자역에서 내리면 상현이가 왕십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서 저절로 만나게 될 수 있도록 지하철 탑승 시간을 서로에게 알려줬다. 이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걔 중 한 명이라도 늦어선 안 된다. 한 명이 늦으면 3명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지훈이가 알려준 시간대의 전철 바로 다음 전철을 타는 바람에 꼬이고 말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태기에게 전화하여 천호역에서 하차하도록 했고, 다음 전철을 타고 온 지훈이와 함께 부리나케 뛰어 태기를 만났고 막 떠나려던 5호선 열차에 가까스로 승차할 수 있었다. 군자역에서 내리니 상현이도 꽤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었고 바로 7호선으로 옮겨와 전철을 타고 상봉에 내렸다. 도착하고 보니 9분 정도 지각한 것이더라. 일이 꼬인 것 치고는 그렇게 늦은 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아침부터 아이들 셋을 데리고 오느라 진땀 좀 흘렸다.

 

 

현세는 18분 정도 늦었다. 드디어 모든 아이들이 상봉역에 모여 여행은 시작되었다. 왠지 조으다~

 

 

 

펜션 픽업용 버스엔 비밀이 숨겨 있다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50분 정도를 달려 가평역에서 내렸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초이쌤은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봤다. 밥을 먹고 마트 근처로 가니 펜션까지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더라. 난 당연히 펜션에서 픽업을 해주는 거라 생각했는데, 펜션용 차가 아닌 대형버스였고 그 버스는 각 펜션을 돌며 사람들을 내려주는 거였다. 그걸 보며 펜션들이 연합하여 픽업용 대형버스를 만들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다음 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마트에서 픽업 버스를 운영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 마트에서 얼마 이상을 사면 픽업 버스를 탈 수 있고 그 버스는 펜션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펜션에 이익이 되는 일이기에 펜션들이 연합하여 그런 버스를 운행하나 보나만 생각했는데, 정작 그런 내막을 알고 보니 의아하기까지 했다. 마트에서 그런 버스를 쓸 수 있으려면, 매출이 엄청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버스 사용료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그게 될까 싶었다.

그래서 막상 여행이 끝난 후 다음지도로 가평군 일대를 살펴보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평 터미널 일대에 마을의 크기에 비해 마트는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가평이 자라섬 페스티벌’, ‘연휴지등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았을 것이고 이런 수요에 맞춰 마트도 여러 군데에서 생겼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와 같은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마트 운영이 오히려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시작한 게 아니었을까. 이런 광경은 아산병원 일대의 약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약국의 고객 유치 포인트는 약국에 찾아오면 버스로 병원까지 모셔다 드리고, 또 모시고 약국으로 오겠습니다여서 병원으로 들어가는 픽업용 버스를 운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경쟁이 만든 우리네 풍경이고, 우리네 사는 지금 세상의 이야기다.

 

 

드디어 가평에 도착했다. 하늘은 흐리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밝다.

 

 

목차

목차

여행

사진

1. 갑작스럽게 떠난 가평여행, 그리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

2. 수상 펜션이란 낯섦, 그리고 물놀이

3. 여행의 세 가지 묘미

4.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버스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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