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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 설곡시고서(雪谷詩藳序)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설곡시고서(雪谷詩藳序)

건방진방랑자 2019. 9. 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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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난리 중에 아버지의 문집을 지켜낸 이야기

설곡시고서(雪谷詩藳序)

 

이색(李穡)

 

 

중국에 있으며 당시와 경대부의 가집을 읽다

天之厚予嗜, 何其多乎哉.

往年在京師, 同閈吳縣尹, 有唐百家詩, 從借其半, 讀一過, 間又獲時之名卿才大夫家集讀之. 雖不盡解深淺, 皆足以自樂.

 

학문에 몰두하고 싶었지만 공직에 나가게 되어 좌절되다

及東歸, 槖唐詩十餘秩, 將以資韓山考槃之樂.

謬爲主知, 供職是務, 不能專意吟咏間, 旣以自傷. 又甞恨前輩著述之不多見, 况今亂後, 能復有意是事哉.

及菴遺藁益齋文集, 蓋甞得之一讀, 以快南來不平之氣, 豈非天幸哉.

 

설곡의 시 특징과 장점

同年鄭公權父, 錄先諫議公所作, 號曰雪谷詩藳, 凡二卷, 授予序其端.

予觀雪谷之詩, 淸而不苦, 麗而不淫, 辭氣雅遠, 不肯道俗下一字. 就其得意, 往往與予所見中州才大夫相上下, 置之唐姚薛諸公間, 不愧也.

 

난리통에 구해낸 설곡시

嗚呼! 天下倉卒之難, 孰有慘於辛丑之仲冬乎. 當是時, 人無智愚賢不肖, 視其家所有, 雖其切用, 於造次有亡, 至於關死生, 棄之而去, 無有難色. 矧此古紙, 賫重棄易者乎.

顧彼子職, 固有所不忍. 然非公權父, 吾不敢保. 又非天厚予嗜, 予亦何從而得是樂事於喪亂播遷之餘, 優游吟詠, 以賞平昔所願也哉, 雖然, 是豈獨予之幸哉.

他日太史氏志藝文, 將於是集乎徵; 或有踵猊山農隱類東文, 亦將於是集乎取, 雪谷之名, 愈久而愈顯, 將不在於是集乎.

 

설곡과의 관계

而是集之不亡也, 則在吾公權父. 嗚呼! 若公權父, 可謂能後也已.

雪谷諱誧, 字仲孚, 與先稼亭公相好, 予愛公權父又甚, 欲不泯先業, 其志又同, 故樂爲序之. 東文選卷之八十六

 

 

 

 

해석

 

중국에 있으며 당시와 경대부의 가집을 읽다

 

天之厚予嗜, 何其多乎哉.

하늘이 나의 기호에 후한 것이 얼마나 많은가.

 

往年在京師, 同閈吳縣尹,

지난해에 중국에 있을 적에 한 마을의 오현윤의 집에

 

有唐百家詩, 從借其半, 讀一過,

당 백가시를 있어 절반을 빌려왔고 한 번 지나치듯 읽었고

 

間又獲時之名卿才大夫家集讀之.

중간에 또한 당시의 이름 난 경재대부의 가집을 얻어 읽었다.

 

雖不盡解深淺, 皆足以自樂.

비록 깊고 얕음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모두 스스로 즐길 만했었다.

 

 

 

학문에 몰두하고 싶었지만 공직에 나가게 되어 좌절되다

 

及東歸, 槖唐詩十餘秩,

고려로 귀국할 때에 당시 10여질을 주머니에 넣어

 

將以資韓山考槃之樂.

장차 한산에서 은둔하는考槃: 세상에 나가지 않고 은거(隱居)한 현인을 말한다. 고반은 시경(詩經) 위풍(衛風) 고반서(考槃序)고반은 장공(莊公)이 선공(先公)의 업을 계승하지 못하여 현인으로 하여금 물러나 궁하게 살게 한 것을 풍자한 시이다.”라고 하였는데, 후세에서 은거하며 궁하게 산 것의 대칭으로 사용하였다. / 현자가 세상을 피하여 은둔해 살면서 즐거움을 이루는 곳을 이른다. 시경(詩經)』 「위풍 고반(考槃)고반이 시냇가에 있으니, 석인의 마음이 넉넉하도다[考槃在澗 碩人之寬]”라고 하였는데, 주에 ()는 이루는 것이요, ()은 즐거움이다.”라 하였다. 즐거움에 보태려 했었다.

 

謬爲主知, 供職是務,

그릇되게 임금에 알려져 공직에 근무하게 되어

 

不能專意吟咏間, 旣以自傷.

읊는 사이에 온전한 뜻으로 할 수 없었기에 이미 스스로 속상했다.

 

又甞恨前輩著述之不多見,

또한 일찍이 선배들이 저술한 것을 많이 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운데

 

况今亂後, 能復有意是事哉.

하물며 지금의 난리 후에 다시 이 일에 뜻이 있을 수 있겠는가.

 

及菴遺藁益齋文集, 蓋甞得之一讀,

그러나 급암유고閔及菴: 급암은 민사평(閔思平 : 1295~1359)의 호이다.익재문집을 대개 일찍이 그걸 얻어 한 번 읽어보니

 

以快南來不平之氣, 豈非天幸哉.

남쪽으로 오며 느낀 불평한 기운이 상쾌해졌으니 어찌 천행이 아니겠는가.

 

 

 

설곡의 시 특징과 장점

 

同年鄭公權父, 錄先諫議公所作, 號曰雪谷詩藳,

동년인 정권 보가 선친 간의공이 지은 것을 기록하여 설곡시고라 불렀으니,

 

凡二卷, 授予序其端.

모두 두 권으로 나에게 주어 끝에 서문을 쓰도록 했다.

 

予觀雪谷之詩, 淸而不苦, 麗而不淫,

내가 설곡의 시를 보니 맑지만 씁쓸하지 않고 곱지만 음탕하지 않아

 

辭氣雅遠, 不肯道俗下一字.

말의 기운이 우아하고 원대해 기꺼이 속된 한 글자도 말하질 않았다.

 

就其得意, 往往與予所見中州才大夫相上下,

득의한 시를 나아가면 이따금 내가 본 중국의 재주 있는 대부에 더불어 서로 대등해

 

置之唐姚薛諸公間, 不愧也.

당나라의 요와 설 여러 공 사이에 두더라도 부끄럽지 않았다.

 

 

 

난리통에 구해낸 설곡시

 

嗚呼! 天下倉卒之難, 孰有慘於辛丑之仲冬乎.

! 천하 창졸의 난리가 무엇이 신축(1361)년 중동신축년의 난리: 공민왕 10에 홍건적의 난리가 일어남.보다 참혹하겠으리오.

 

當是時, 人無智愚賢不肖,

이때에 사람 중에 지혜로운 자나 어리석은 자나 어진 자나 불초한 자 따로 없이

 

視其家所有, 雖其切用, 於造次有亡,

집에 소유물 중에 비록 간절히 쓰이던 것이라도 잠깐 사이에 사라지는 걸 봐야만 했고

 

至於關死生, 棄之而去, 無有難色.

사생에 관계된 것에 이르러서도 버리고 떠나면서도 난색難色: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기색이 없었는데

 

矧此古紙, 賫重棄易者乎.

하물며 이 오래된 종이로 품더라도 거듭 버리기 쉬운 것이랴.

 

顧彼子職, 固有所不忍.

돌이켜보면 자식의 직분으로 진실로 차마하지 못할 것이 있었으리라.

 

然非公權父, 吾不敢保.

그러나 공권 보가 아니면 나는 감히 보전하지 못하며

 

又非天厚予嗜, 予亦何從而得是樂事於喪亂播遷之餘,

또 하늘이 나의 기호에 후하지 않았다면 내가 또한 어찌 난리통에 옮겨 다닌 끝에 이 즐거움을 얻어

 

優游吟詠, 以賞平昔所願也哉,

넉넉하게 노닐며 읊조려 옛적에 소원했던 것을 보상받겠으리오.

 

雖然, 是豈獨予之幸哉.

비록 그렇다 해도 이것이 어찌 홀로 나만의 다행이겠는가.

 

他日太史氏志藝文, 將於是集乎徵;

다른 날에 역사가가 예문지를 기록할 적에 장차 이 시집에서 징험할 것이고

 

或有踵猊山農隱類東文,

혹 예산농은이 우리나라의 문장을 류선(類選)한 것을 뒤따르는 사람이 있다면

 

亦將於是集乎取,

또한 장차 이 시집에서 취하리니

 

雪谷之名, 愈久而愈顯, 將不在於是集乎.

설곡의 이름이 더욱 오래될수록 더욱 드날려 장차 이 시집에 얽매이지 않으리라.

 

 

 

설곡과의 관계

 

而是集之不亡也, 則在吾公權父.

이 시집이 망실되지 않은 것은 우리의 공 권보 때문이니

 

嗚呼! 若公權父, 可謂能後也已.

! 공 권보 같은 경우는 자식 된 도리라 할 만하다.

 

雪谷諱誧, 字仲孚,

설곡의 휘는 보이고 자는 중부로

 

與先稼亭公相好, 予愛公權父又甚,

우리 선친 가정과 서로 우호가 있었고 내가 공 권보를 사랑함이 매우 깊어

 

欲不泯先業, 其志又同,

선친의 업이 없어지지 않게 하려는 뜻이 같았기 때문에

 

故樂爲序之. 東文選卷之八十六

기꺼이 서문을 짓는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09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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