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에서 목욕하며
욕천(浴川)
조식(曺植)
己酉八月初, 偶遊於紺岳山下, 咸陽文士林希茂朴承元, 聞而馳到, 侍與之, 同浴焉.
全身四十年前累 千斛淸淵洗盡休
塵土倘能生五內 直今刳腹付歸流 『南冥先生集』 卷之一
해석
己酉八月初, 偶遊於紺岳山下,
기유(1549)년에 8월 초에 우연히 감악산 아래에 유람했는데
咸陽文士林希茂朴承元, 聞而馳到, 侍與之, 同浴焉.
함양의 선비인 박희무와 박승원이 듣고 달려와 모시고 그들과 함께 목욕을 했다.
全身四十年前累 전신사십년전루 |
온몸은 40년 전에 얽힘을 |
千斛淸淵洗盡休 천곡청연세진휴 |
천 바가지의 맑은 연못으로 씻어 다 깨끗이 하리. |
塵土倘能生五內 진토당능생오내 |
티끌이 혹시 오장[五內]에 생긴다면 |
直今刳腹付歸流 직금고복부귀류 |
곧바로 지금 배를 쪼개어 돌아가는 물줄기에 보내리라. 『南冥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제주(題注)에 “기유년(1549) 8월 초에 우연히 감악산 아래에서 노닐었는데, 함양의 문사인 임희무와 박승원이 듣고서 달려와 함께 목욕했다[己酉八月初, 偶遊於紺岳山下, 咸陽文士林希茂朴承元, 聞而馳到, 侍與之, 同浴焉.].”라 되어 있다.
감안산 아래 시냇물에 목욕하면서 40년 동안 살아오면서 지은 허물을 천 섬의 많은 물로 씻어 내겠다. 혹시라도 씻어 내고도 더러움이 뱃속에 남는다면, 지금 당장 배를 갈라서 더러움을 물에 흘려 보내리라.
시가 비현실적이면서도 과격하다. 이것은 조식(曹植)의 기질과도 연관이 될 것인데, 『남명집』의 「행록(行錄)」에 의하면 “보잘것없는 시골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남명 선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학사와 대부로 선생을 알건 모르건 선생을 일컫는 사람들은 반드시 가을서리와 뜨거운 태양이라고 했다[至於鄙夫野人 皆知有南冥先生 而學士大夫識與不識 稱先生者 必曰秋霜烈日云].”라 할 정도로 조식의 기질은 秋霜烈日이었던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320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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