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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 신안(新安)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허균 - 신안(新安)

건방진방랑자 2021. 4. 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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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도 정주의 속현인 신안에 들러

신안(新安)

 

허균(許筠)

 

 

向夕笙歌散 燒香閉客房

향석생가산 소향폐객방

關河孤雁迥 風雨一燈涼

관하고안형 풍우일등량

雪入朱絃冷 花飄綵翰芳

설입주현랭 화표채한방

人生貴懽笑 何地是吾鄕

인생귀환소 하지시오향 惺所覆瓿稿卷之一詩部一

 

 

 

 

해석

向夕笙歌散 燒香閉客房 저녁이 되자 젓대소리 흩어지고 향을 피우고 나그네 방문 닫네.
關河孤雁迥 風雨一燈涼 변방 강의 외로운 기러기는 아득하고 바람과 비에 한 등불 처량도 하지.
雪入朱絃冷 花飄綵翰芳 눈이 붉은 거문고에 들어 차고 꽃이 채색 붓에 나부껴 향내나네.
人生貴懽笑 何地是吾鄕 삶엔 기쁨과 웃음이 귀중하니 어디 곳이 내 고향이려나? 惺所覆瓿稿卷之一詩部一

 

 

해설

이 시는 여행 도중 신안에 들러 지은 것으로, 나그네의 시름을 노래하고 있다. ‘노래 흩어진다[歌散]’, ‘외로운 기러기[孤雁]’, ‘한 등불 처량해[一燈凉]’, ‘눈 차가워[雪冷]’ 등의 시어(詩語)를 사용해 나그네의 시름을 잘 형상화하고 있다.

 

허균은 한정록기(閑情錄記)에서, “! 선비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찌 고관대작(高官大爵)을 멸시하여 버리고 오래 산림에 머물려 하겠는가? 다만 그 도()와 속()이 서로 어긋나고 명()과 시()가 괴리되면, 때로 고상함에 의탁하여 도피하려는 사람이 있으니, 그 뜻이 또한 슬퍼할 만하다[嗚呼 士之生斯世也 豈欲蔑棄軒冕 長往山林者哉 唯其道與俗乖 命與時乖則或有托於高尙而逃爲之者 其志亦可悲也].”라고 하여, ()와 속(), ()과 시()가 어긋나면 세속에서 벗어난다고 하였다. 인생을 살면서 귀한 환소(懽笑)’를 즐길 고향은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은 이렇게 도()와 속(), ()과 시()가 서로 이긋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37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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