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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직 - 대악(碓樂) 본문

한시놀이터/악부

김종직 - 대악(碓樂)

건방진방랑자 2019. 10. 19.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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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로한 디딜방아 노래를 가야금으로 연주한 백결선생

대악(碓樂)

 

김종직(金宗直)

 

 

百結先生, 失其姓名. 居狼山下, 家極貧, 衣百結若懸鶉, 故以名之.

嘗慕榮啓期之爲人, 以琴自隨, 凡喜怒悲歡不平之事, 皆以琴宣之. 歲將暮, 隣里舂粟, 其妻聞杵聲曰: “人皆有粟, 我獨無, 何以卒歲?” 先生仰天嘆曰: “夫死生有命, 富貴在天, 其來也不可拒, 其往也不可追, 汝何傷乎? 吾爲汝, 作杵聲以慰之.” 乃鼓琴作杵聲, 世傳爲碓樂.

 

東家西家砧杵聲 卒歲之資贏復贏

儂家窖乏甔石 儂家箱無尺帛

懸鶉衣兮藜羹椀 榮期之樂足飽煖

糟妻糟妻莫謾憂 富貴在天那可求

曲肱而寢有至味 梁鴻孟光好逑

 

 

 

 

해석

百結先生, 失其姓名.

백결선생은 성과 이름을 잃었다.

 

居狼山下, 家極貧, 衣百結若懸鶉, 故以名之.

낭산(狼山) 아래 살며 집이 몹시 가난하니 백 번 꿰맨 것이 메추리가 달린 것 같았기에 그를 이름지은 것이다.

 

嘗慕榮啓期之爲人, 以琴自隨, 凡喜怒悲歡不平之事, 皆以琴宣之.

일찍이 영계기(榮啓期)영계기(榮啓期): 옛날 영계기(榮啓期)란 노인이 가난하여 갈()옷을 입고 새끼로 띠를 하고 즐거워서 노래하고 춤추었다. 물은즉 그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남자 되었으니 즐겁고, 일찍 죽지 않았으니 즐겁다.” 하였다.의 사람됨을 사모해 가야금을 가지고 스스로 다니며 기쁘거나 화나거나 슬프거나 즐겁거나 불평스런 일이거나 모두 가야금으로 펼쳐냈다.

 

歲將暮, 隣里舂粟, 其妻聞杵聲曰: “人皆有粟, 我獨無, 何以卒歲?”

해가 끝나려 할 때 이웃마을에 곡식을 찧어대자 아내가 공이소리를 드고 남들은 모두 곡식이 있지만 우리만 없으니 어찌 해를 나려는지?”라고 말했다.

 

先生仰天嘆曰: “夫死生有命, 富貴在天, 其來也不可拒, 其往也不可追, 汝何傷乎? 吾爲汝, 作杵聲以慰之.”

백결선생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삶과 죽음은 운명이 있고 부귀는 하늘에 있어 오는 건 막을 수 없고 가는 건 쫓을 수 없어니 당신은 어째 속상해 하시오? 내가 당신 위해 공이 소리를 내어 위로해주겠소.”라고 탄식했다.

 

乃鼓琴作杵聲, 世傳爲碓樂.

곧바로 가야금을 타 공이 소리를 내니 세상에선 대악이라 전한다.

 

東家砧舂黍稻
동가침용서도
동쪽 집 방아는 기장과 벼를 찧고
西家杵搗寒襖
서가저도한오
서쪽 집 공이는 겨울옷을 짜서
東家西家砧杵聲
동가서가침저성
동쪽 집과 서쪽 집의 방아와 공이 소리로
卒歲之資贏復贏
졸세지자영부영
한 해 마칠 재물이 남아나고 더욱 남아나네.
儂家窖乏甔石
농가교핍담석
우리 집 부엌엔 한 톨 곡식담석(甔石): 한 항아리나 한 섬의 곡식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소량의 양식을 가리킨다.도 없고
儂家箱無尺帛
농가상무척백
우리 집 상자엔 한 척 비단도 없어
懸鶉衣兮藜羹椀
현순의혜려갱완
메추라기 메단 옷에 시래기국 사발이네.
榮期之樂足飽煖
영기지락족포난
영계기의 즐거움이 넉넉히 배부르고 따뜻하니
糟妻糟妻莫謾憂
조처조처막만우
조강지처여 조강지처여 부질없이 걱정마소.
富貴在天那可求
부귀재천나가구
부귀는 하늘에 달렸으니 어찌 구할 수 있을꼬?
曲肱而寢有至味
곡굉이침유지미
팔을 굽혀 베고 자더라도 지극한 맛 있으니
梁鴻孟光好逑
양홍맹광진호구
양홍과 맹광처럼 우린 참으로 좋은 짝이라오.

 

 

해설

전반은 아내의 푸념이요, 후반은 백결 선생의 탄금에 앞서 늘어 놓은 사설(辭說) 한 마당이다.

 

거문고로 안빈낙도(安貧樂道)한 영계기, 창수(唱隨)로 이름난 고사(高士) 양홍 부부를 인증(引證)하여, 아내를 설득ㆍ위안하는 대목이다.

 

이 사설 직후에 이어질, ‘쿵절쿵쿵절쿵……방아 소리도 구성진 대악의 거문고 가락은, 고요히 마음의 귀를 재어, 여운 속에서 들을 일이다.

-손종섭, 옛 시정을 더듬어, 정신세계사, 1992, 191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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