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뜬구름 같은 옳지 않은 부귀(富貴)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飯, 符晩反. 食, 音嗣. 枕, 去聲. 樂, 音洛.
○ 飯, 食之也. 疏食, 麤飯也. 聖人之心, 渾然天理, 雖處困極, 而樂亦無不在焉.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其視不義之富貴, 如浮雲之無有, 漠然無所動於其中也.
○ 程子曰: “非樂疏食飮水也, 雖疏食飮水, 不能改其樂也. 不義之富貴, 視之輕如浮雲然.”
又曰: “須知所樂者何事.”
○ 鄭玄曰: “富貴而不以義者, 於我如浮雲, 非己之有.”
○ 又浮雲儵聚欻散, 不可爲常. 如不義富貴, 聚散俄頃如浮雲也.
○ 鄭玄曰: “人之所欲富貴道行以爲名譽, 不以其道得之, 於我身有損, 故不居. 『禮記』曰: ‘德潤身, 富潤室也.’”
해석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구부려 베더라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에 있으니,
飯, 符晩反. 食, 音嗣. 枕, 去聲. 樂, 音洛.
○ 飯, 食之也. 疏食, 麤飯也.
반(飯)은 먹는다는 것이다. 소사(疏食)는 거친 밥이다.
聖人之心, 渾然天理,
성인의 마음은 혼연한 천리로,
雖處困極, 而樂亦無不在焉.
비록 지극한 곤궁함에 처하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있지 않음이 없다.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불의한 부유함과 존귀함은 나에게 뜬 구름 같도다.”
其視不義之富貴, 如浮雲之無有,
불의한 부귀 보는 것을 뜬 구름이 있고 없음 같이하여
漠然無所動於其中也.
아득하여 내면에 동요함이 없는 것이다.
○ 程子曰: “非樂疏食飮水也,
정이천이 말했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심을 즐거워한 것이 아니라,
雖疏食飮水, 不能改其樂也.
비록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더라도 즐거움을 바꿀 수 없으니,
不義之富貴, 視之輕如浮雲然.”
불의한 부귀를 뜬구름처럼 가볍게 보았다는 것이다.”
又曰: “須知所樂者何事.”
정명도가 또한 말했다. “반드시 즐긴 것이 어떤 일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 鄭玄曰: “富貴而不以義者,
정현이 말했다. “부귀인데 의로 소유한 게 아니라면
於我如浮雲, 非己之有.”
나에겐 뜬 구름 같으니, 나의 소유가 아니란 것이다.”
○ 又浮雲儵聚欻散, 不可爲常.
황소가 말했다. “또한 뜬 구름은 갑자기 모였다가 갑자기 흩어져 일정하지가 않다.
如不義富貴, 聚散俄頃如浮雲也.
그러니 불의한 부귀 같은 것은 모이고 흩어짐이 갑작스러우니 뜬 구름 같다는 것이다.”
○ 鄭玄曰: “人之所欲富貴道行以爲名譽,
정현이 말했다. “사람이 부귀를 바라고 도를 행함으로 명예롭고자 하는데
不以其道得之, 於我身有損,
도로 얻은 게 아니면 나의 몸에 손해가 되기 때문에 가지고
故不居.
있어선 안 된다.
『禮記』曰: ‘德潤身, 富潤室也.’”
그래서 『예기』에선 ‘덕이 나의 몸을 윤택하게 하고, 덕이 우리 집을 풍족하게 한다.’라고 했다.”
○ 곡굉지락(曲肱之樂)이라고 하면 팔을 베개 삼아 누워 살만큼 가난하더라도 도리에 맞게 생활한다면 그 속에 즐거움이 있다는 뜻이다. 그 출전이 바로 ‘논어’ 술이(述而)편의 이 장(章)이다. 주세붕의 ‘학이가(學而歌)’도 “배우고 잊지 마세. 먼 데 벗 즐겨 오니. 내가 곧 있으면 남이야 아나마나. 부귀를 부운같이 보고 팔 굽혀 베개하오”라고, 종장에서 이 장을 이용했다.
반(飯)은 그릇에 담아 먹는 것을 말한다. 소사(疏食)는 채식(菜食)으로 보는 설과 거친 밥으로 보는 설이 있다. 후자를 따랐다. 음수(飮水)는 즙(汁)이 아니라 맑은 물을 마신다는 뜻이다. 곡굉(曲肱)은 팔을 굽힌다는 뜻, 침지(枕之)는 그 팔을 베개 삼는다는 말이다.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는 즐거움이 절로 그 속에 들어 있노라고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부차귀(富且貴)의 차(且)는 ‘∼하면서 ∼하다’라는 구문을 이룬다.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는 정의롭지 않으면서 재물이 풍부하고 또 신분이 고귀함을 말한다. 어아(於我)는 ‘나의 관점에서 보면’이다. 여(如)는 ‘∼과 같다’는 말이다. 부운(浮雲)은 쓸모없고 사라지기 쉬우며 나와 상관없다. 불의로 얻은 재물과 신분은 내 인격주체와 상관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학이(學而)편에서 자공(子貢)이 “가난해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라고 묻자 공자는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가난해도 즐기고 부유해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라고 했다. 정의롭지 못하면서 부귀하다면 옳지 않다. 그러나 부귀하지 않다고 비참해 해서는 더욱 안 된다. 가난해도 도리를 알고 즐기는 생활이 바람직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 |
주희 | 정현 |
如浮雲之無有, 漠然無所動於其中也 | 於我如浮雲, 非己之有 |
있으나마나한 것으로 내면에 어떤 영향도 끼치질 못한다. | 불의한 부귀는 나와 무관하다. |
황소 | 정현 |
如不義富貴, 聚散俄頃如浮雲也. | 於我身有損, 故不居. |
불의한 부귀는 순식간에 사라지기에 덧없다. | 나의 몸에 손해가 되기에 가지려 해선 안 된다.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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