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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풍관의 교육실험 - 2. ‘개풍관’이 만들어진 이유? 본문

연재/배움과 삶

개풍관의 교육실험 - 2. ‘개풍관’이 만들어진 이유?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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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풍관이 만들어진 이유?

 

 

학교가 비효율적이라며 효율적인 공간으로 바꾸자고 하면 할수록, 교육공간인 학교의 의미는 희미해져간다. 더 이상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그저 학점을 따고 졸업장을 받기 위한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려 하면 할 수록, 오히려 학교의 교육적 의미는 희미해진다.

 

 

 

교육계를 끊임없이 공격한 매스컴과 미디어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일교조(일본교직원노동조합)가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였기에, 급격한 학교의 기업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30년간 꾸준히 미디어의 공격을 받으며 지금은 유명무실해졌다. 학력이 떨어지거나,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면, 미디어에선 그걸 모두 일교조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다 보니 한때 90%의 조직률에 이르던 일교조는 이제 20%도 조직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상황이야말로 일본의 대단한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매스컴의 낙인은 현재진행형이다. 심지어 종복세력이란 낙인까지 붙일 정도다.

 

 

여기에 덧붙여 재계의 공격은 더욱 더 노골화되었다. 일본의 글로벌 기업은 지금 바로 명령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하루에 15시간 일할 수 있고, 회사의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 해외로 날아갈 수 있는 사람을 글로벌 인재로 규정하고 그런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그런 재계의 요구를 문부성이 받아들여 대학에 그와 같은 인재를 육성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각 CEO들의 이야기를 듣고 별로 불편하지 않다면, 우치다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공격에 모든 것을 맞추려 노력하게 된 교육기관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글로벌인재=일회용 인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종신고용을 사라졌다. 지금 대부분의 회사는 정년을 40살로 정하고 있다. 월급이 비싸기 때문에, 원가절감을 위해서 계속 새로운 멤버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젊은이들은 보통 3년 정도 일하면 이직해야 한다. 더욱이 회사 오너 입장에선 일을 시킬 때 제대로 뽕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잦은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여러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 야근으로 12시에 퇴근하여 집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에 5시에 일어나 회사에 나와야 하며 10명이서 하던 일을 5명이서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살인적인 근무 환경에 몇 만 명의 아이들을 밀어놓으려 하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보여준다.

 

 

보통 이런 식의 살인적인 근무환경을 가진 직장이라면 안 가야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오히려 못 들어가서 난리다. 이렇게 자발적이고 복종적이며 순종적인 인재를 만들기 위해 학교에선 일을 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고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은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취업박람회란 이름으로 대학을 찾아가 예스맨이 되어라”,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참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로 학생들에게 겁을 준다. 이런 현실이기에 학생들은 3학년이나 4학년이 되면 학교에 가지 않고 취업준비를 위한 공부만을 하는 것이고 대학은 커리큘럼을 짤 때 기업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은 스펙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취업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모른 채 불안하기에 매달린다.

 

 

 

성숙한 인간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학교

 

그런데 교육을 하는 이유는 주위 사람들에게 보탬을 줄 수 있는 존재’, ‘그 사람이 없으면 곤란한 유일무이한 존재로 키우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이건 너에겐 너만의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치가 활짝 피어나도록 교육을 통해 돕겠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교육의 이상이 완전히 무너져 언제든 교체 가능한 인간을 키우는데 몰입하고 주의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무관심하며 자기 일만 신경 쓰는 인간을 키우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런 고립된 인간을 만들기 위해 재계, 정치, 미디어가 합심하여 학교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학교는 그 요구를 수행하는 부속기관쯤으로 전락했다.

 

 

그런 배움터가 되었기에 김예슬씨는 박차고 나왔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의 본래의미를 망각한 이와 같은 상황을 돌파하고자 여러 사람들은 전혀 다른 형태의 교육기관을 만들었다. ‘개풍관과 같은 무도관을 만들거나 사숙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예전의 사숙은 입신양면을 위한 공간이었던데 반해,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사숙은 전혀 다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학교교육의 대안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학교가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기르는 것을 포기하였기 때문에 건실한 어른’, ‘성숙한 어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역사회와의 상호부조가 바로 이런 사숙의 목표라 할 수 있다.

 

 

6월 29일에 있었던 포럼은 한국에서의 대안교육운동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자기 돈으로 공간을 열어서 하는 것이지만, 비즈니스가 아니기에 교육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와라! 와라!’하는 심정으로 문을 연 것이다. 처음 학교를 만들었을 때 줄 것이 있으니 와라라는 심정으로 열었던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시민교육의 기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숙 외엔 어떠한 교육기관도 이런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은 없다. 학교나 학부모와 학생들은 모두 돈 이야기만 하느라 바쁘기에, 지금의 교육은 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기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초당이 초당이 아니지만, 조선의 학자들은 유배를 가면 그곳의 마을 아이들을 모아 사숙 아닌 사숙의 공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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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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