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산 속에서
가평산중(加平山中)
&
청평사에서 연숙과 이별하고서 금강산에 들어가며
청평사유별연숙 입금강산(淸平寺留別淵叔 入金剛山)
유몽인(柳夢寅)
阿咸前馬阿戎後 眞似長房拔宅登
山腹彭亨便坐憇 石牙齚齶裂行㬺
村遐罕入樵童斧 僧去誰懸佛殿燈
獨有垂泉留舊客 不禁殘照下西陵
窣窣秋聲震洞天 馬前殷葉得霜鮮
斑爛烏虺蟠道側 傲兀黃熊坐樹巓
稚子欣逢林果熟 羸驂愁下石崖懸
山靈休哂征夫苦 送我蓬壺羽化仙 『於于集』 卷之二
해석
阿咸前馬阿戎後 아함전마아융후 | 아함은 앞 말에 아융은 뒷말에 타고【아함전마아융후(阿咸前馬阿戎後): 아함은 조카, 아융은 아들을 말한다. 삼국 시대 위(魏) 완적(阮籍)의 조카 완함(阮咸)이 재주가 있어 아함이라 하였으며, 완적이 친구 왕혼(王渾)의 집을 찾아갈 때마다 그의 아들 왕융(王戎)을 좋아하여 아융이라 불렀다.】 |
眞似長房拔宅登 진사장방발택등 | 참으로 비장방(費長房)이 온 식구 데리고 오르는 것 같네【진사장방발택등(眞似長房拔宅登): 비장방은 후한(後漢)의 이인(異人)으로 도술을 익혀 신선이 되었다. 온 식구를 데리고 하늘에 올랐다는 것은 본디 동진(東晉) 때 진군(眞君)의 고사 ‘발택상승(拔宅上昇)’에서 진군(眞君)이 온 집안 식구 42명과 함께 집을 뽑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나왔다. 『太平廣記 卷14』】 |
山腹彭亨便坐憇 산복팽형변좌게 | 산 등성 볼록한 곳에서 곧 앉아 쉬고 |
石牙齚齶裂行㬺 석아색악렬행권 | 바위 어금니처럼 날카로운 곳에 바랑이 찢어지네. |
村遐罕入樵童斧 촌하한입초동부 | 마을 멀어 나무하는 아이의 도끼도 들어옴이 드물고, |
僧去誰懸佛殿燈 승거수현불전등 | 승은 떠났는데 누가 불전등을 매달았나? |
獨有垂泉留舊客 독유수천류구객 | 홀로 드리워진 샘물이 있어 옛 손님 만류하니, |
不禁殘照下西陵 불금잔조하서릉 | 남은 빛이 서쪽 언덕으로 지는 걸 멈출 수 없구나. |
窣窣秋聲震洞天 솔솔추성진동천 | 갑작스런 가을바람이 골짜기에 불어오니, |
馬前殷葉得霜鮮 마전은엽득상선 | 말 앞에 무성한 잎사귀는 서리 맞아 곱구나. |
斑爛烏虺蟠道側 반란오훼반도측 | 무늬 아롱진 뱀이 길가에서 똬리 틀고 있고, |
傲兀黃熊坐樹巓 오올황웅좌수전 | 큰 누런 곰은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네. |
稚子欣逢林果熟 치자흔봉림과숙 | 아이는 숲속의 익은 과일을 보자 기뻐하고, |
羸驂愁下石崖懸 리참수하석애현 | 연약한 말은 벼랑에 매달려 내려가며 근심하네. |
山靈休哂征夫苦 산령휴신정부고 | 산신령아 나그네 괴로움을 비웃지 말고 |
送我蓬壺羽化仙 송아봉호우화선 | 봉래산【봉호(蓬壺): 봉래(蓬萊) 즉 고대 전설 속의 바다 속의 신산(仙山)을 말한다.】에 신선되려는 나를 전송해다오. 『於于集』 卷之二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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