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유희경(劉希慶, 1545~1636): 본관은 강화(江華), 자는 응길(應吉), 호는 촌은(村隱)ㆍ시은(市隱)이다. 아버지는 종7품인 계공랑(啓功郞)이었다는 것만 전할 뿐 자세한 가계는 알 수 없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남달랐고 시를 잘 지었으며, 특히 예론(禮論)과 상례(喪禮)에 밝아서 국상(國喪) 때 그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자기 집 뒤 시냇가에 돌을 쌓아 대를 만들어 ‘침류대(枕流臺)’라 하고 그곳에서 당대의 이름난 문인들과 시를 주고받았으며, 그 화답한 시를 모아 『침류대시첩』을 만들었다. 그는 또 같은 천인신분으로 시에 능하였던 백대붕(白大鵬)과 함께 풍월향도(風月香徒)라는 모임을 만들어 주도하였다. 그의 시는 한가롭고 담담하여 당시(唐詩)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저서에 『촌은집』, 『상례초(喪禮抄)』가 있다.】에게 주다
증유희경(贈劉希慶)
이수광(李晬光)
昔別詩相贈 連篇字挾霜
석별시상증 연편자협상
猶追唐李杜 不學宋陳黃
유추당이두 불학송진황
雪屋琴書冷 梅窓笑語香
설옥금서냉 매창소어향
殷勤時一訪 留爾到斜陽
은근시일방 류이도사양 『芝峯先生集』 卷之三
해석
昔別詩相贈 連篇字挾霜 | 예전에 헤어질 적에 시를 서로 줬는데 연이은 글자엔 서리를 끼었지【연편자협상(連篇字挾霜): 유희경의 시가 서릿발같이 준엄한 기상이 있다는 말이다. 원문의 ‘자협상(字挾霜)’은 ‘자협풍상(字挾風霜)’으로, 글자마다 풍상의 기운을 담고 있다는 뜻인데, 준엄하고 엄격하게 시문을 짓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한나라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홍렬(鴻烈) 21편을 짓고는, 스스로 “글자마다 모두 풍상의 기운을 담고 있다.[字中皆挾風霜].”라고 자부하였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西京雜記』 卷3】. |
猶追唐李杜 不學宋陳黃 | 당나라 이백과 두보【이두(李杜): 성당(盛唐) 시대의 대표적인 두 시인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합칭한 말이다. 참고로 한유(韓愈)의 시 「조장적(嘲張籍)」에 “이백과 두보의 문장이 지금도 남아있어, 만 길이나 드높이 광염을 뿜어내도다.[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340 「調張籍」】를 아직도 추종하고 송나라 진사도와 황정견은 배우질 않네. |
雪屋琴書冷 梅窓笑語香 | 눈 내린 집이라서 거문고와 책이 차갑고 매화핀 창이라서 담소가 향기롭다네. |
殷勤時一訪 留爾到斜陽 | 은근한 때에 한 번 방문한다면 너를 석양지도록 머물게 하리.『芝峯先生集』 卷之三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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