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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대방의 아전
파지리(波池吏)
정약용(丁若鏞)
| 吏打波池坊 喧呼如點兵 | 아전이 파지대방(波池大坊)으로 들이닥쳐, 시끄럽게 불러재끼는 게 군사를 점호하는 것만 같아. |
| 疫鬼雜餓莩 村墅無農丁 | 돌림병에 기근까지 겹쳐서, 마을에 농사지을 장정이 없자, |
| 催聲縛孤寡 鞭背使前行 | 재촉하며 고아와 과부를 결박하여, 등을 후려치며 앞세우고서 |
| 驅叱如犬雞 彌亘薄縣城 | 몰아대며 꾸짖길 개와 닭처럼 대하여, 현의 성에 가까워지도록 길게 줄지어 있네. |
| 中有一貧士 瘠弱最伶俜 | 그 중 한 가난한 선비는 야위었고 고단한 느낌으로서는 최고네. |
| 號天訴無辜 哀怨有餘聲 | 하늘에 부르짖으며 무고함을 하소연하여도, 구슬피 원망함에 미처 못한 말이 있었지. |
| 未敢敍衷臆 但見涕縱橫 | 감히 속사정을 풀어내질 못하고, 다만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다. |
| 吏怒謂其頑 僇辱怵衆情 | 아전이 버럭 화를 내며 “이 새끼야!”라고 말하고서, 욕되게 하여 모두를 두렵게 하려는지 |
| 倒懸高樹枝 髮與樹根平 | 높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다니, 머리카락과 나무뿌리가 가지런하구나. |
| 鯫生暋不畏 敢爾逆上營 | “좆도 아닌 새끼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뻗대며 감히 너 따위가 상부의 명령을 거슬러? |
| 讀書會知義 王稅輸王京 | 글줄이나 읽었으면 마침내 뜻을 이해해서 임금의 세금을 한양에 드려야 할 게 아니냐. |
| 饒爾到季夏 念爾恩非輕 | 네 놈에게 넉넉하게 6월 말일까지 말미를 줘서 네 놈 생각한 은혜가 결코 적지 않는데, |
| 峨舸滯浦口 爾眼胡不明 | 저 큰 배가 포구에 정박해 있는 게 네 놈 눈엔 어찌 안 보인다는 게냐? |
| 立威更何時 指揮有公兄 | 위세를 지금 아니면 언제 떨랴? 지휘권이 공형1에게 있는데 말이야.” |
고민
‘立威更何時, 指揮有公兄’ 바로 이 구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이 있었다.
| 해석 | 위세를 지금 아니면 언제 떨랴? 지휘권이 공형에게 있는데 말이야. | 위엄을 세워야 할 때가 다시 언제인가? 지휘권이 아전 놈들에게 있으니. |
| 차이 | ① 이 부분까지 아전의 말로 처리함. ② 吏≠公兄, 아전은 부패했지만, 공형은 그걸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보며 희망을 피력함. |
① 이 부분은 다산이 정리한 말로 봄. ② 吏=公兄, 아전이나 공형이나 부패한 무리들로 어쨌든 부패하였기에 희망이 없다고 봄. |
| 속뜻 | 공형이 나서서 나를 처벌하기 전에 지금 부정부패한 짓은 서슴없이 해야 한다. 공형이 나서면 바로 난 처벌 당하니. | 위엄을 세워야 할 때 언제일까? 지휘권이 부패한 공형에게 있으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인용
- 공형(公兄): 조선조 각 고을의 상급 관속(官屬). 이장(戶長)ㆍ리방(吏房)ㆍ수형리(首刑吏)를 삼공형(三公兄)이라고 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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