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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 파지리(波池吏)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정약용 - 파지리(波池吏)

건방진방랑자 2021. 8. 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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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대방의 아전

파지리(波池吏)

 

정약용(丁若鏞)

 

吏打波池坊 喧呼如點兵 아전이 파지대방(波池大坊)으로 들이닥쳐, 시끄럽게 불러재끼는 게 군사를 점호하는 것만 같아.
疫鬼雜餓莩 村墅無農丁 돌림병에 기근까지 겹쳐서, 마을에 농사지을 장정이 없자,
催聲縛孤寡 鞭背使前行 재촉하며 고아와 과부를 결박하여, 등을 후려치며 앞세우고서
驅叱如犬雞 彌亘薄縣城 몰아대며 꾸짖길 개와 닭처럼 대하여, 현의 성에 가까워지도록 길게 줄지어 있네.
中有一貧士 瘠弱最伶俜 그 중 한 가난한 선비는 야위었고 고단한 느낌으로서는 최고네.
號天訴無辜 哀怨有餘聲 하늘에 부르짖으며 무고함을 하소연하여도, 구슬피 원망함에 미처 못한 말이 있었지.
未敢敍衷臆 但見涕縱橫 감히 속사정을 풀어내질 못하고, 다만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다.
吏怒謂其頑 僇辱怵衆情 아전이 버럭 화를 내며 이 새끼야!”라고 말하고서, 욕되게 하여 모두를 두렵게 하려는지
倒懸高樹枝 髮與樹根平 높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다니, 머리카락과 나무뿌리가 가지런하구나.
鯫生暋不畏 敢爾逆上營 좆도 아닌 새끼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뻗대며 감히 너 따위가 상부의 명령을 거슬러?
讀書會知義 王稅輸王京 글줄이나 읽었으면 마침내 뜻을 이해해서 임금의 세금을 한양에 드려야 할 게 아니냐.
饒爾到季夏 念爾恩非輕 네 놈에게 넉넉하게 6월 말일까지 말미를 줘서 네 놈 생각한 은혜가 결코 적지 않는데,
峨舸滯浦口 爾眼胡不明 저 큰 배가 포구에 정박해 있는 게 네 놈 눈엔 어찌 안 보인다는 게냐?
立威更何時 指揮有公兄 위세를 지금 아니면 언제 떨랴? 지휘권이 공형[각주:1]에게 있는데 말이야.”

 

 

고민

立威更何時, 指揮有公兄바로 이 구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이 있었다.

해석 위세를 지금 아니면 언제 떨랴? 지휘권이 공형에게 있는데 말이야. 위엄을 세워야 할 때가 다시 언제인가? 지휘권이 아전 놈들에게 있으니.
차이 이 부분까지 아전의 말로 처리함.
公兄, 아전은 부패했지만, 공형은 그걸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보며 희망을 피력함.
이 부분은 다산이 정리한 말로 봄.
=公兄, 아전이나 공형이나 부패한 무리들로 어쨌든 부패하였기에 희망이 없다고 봄.
속뜻 공형이 나서서 나를 처벌하기 전에 지금 부정부패한 짓은 서슴없이 해야 한다. 공형이 나서면 바로 난 처벌 당하니. 위엄을 세워야 할 때 언제일까? 지휘권이 부패한 공형에게 있으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해설

 

 

 

  1. 공형(公兄): 조선조 각 고을의 상급 관속(官屬). 이장(戶長)ㆍ리방(吏房)ㆍ수형리(首刑吏)를 삼공형(三公兄)이라고 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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