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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리(龍山吏) - 해설. 소를 빼앗아가는 내용을 다루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용산리(龍山吏) - 해설. 소를 빼앗아가는 내용을 다루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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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소를 빼앗아가는 내용을 다루다

 

용산리(龍山吏)파지리(波池吏)해남리(海南吏)3편은 두보의 유명한 서사시 삼리(三吏)를 차운(次韻)한 것이다. 용산리(龍山吏)석호리(石壕吏), 파지리(波池吏)신안리(新安吏), 해남리(海南吏)동관리(潼關吏)를 각기 차운하고 있다. 두보가 삼리(三吏)에서 배치한 운차를 그대로 따랐을 뿐 아니라, 분위기나 수법까지 서로 통함을 느낀다. 두보가 악부시의 일반 관행과 다르게 새로운 제재로 삼리(三吏)를 구성했던 것처럼 정약용 또한 자기의 현실에서 제재를 취하여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솜씨를 발휘한 것이다.

 

두보(杜甫)   정약용(丁若鏞)
석호리(石壕吏) 차운
용산리(龍山吏)
신안리(新安吏) 파지리(波池吏)
동관리(潼關吏) 해남리(海南吏)

 

 

이들 3편을 쓴 시기는 경오년 6월이다라고 밝혀져 있다. 경오년은 1810년에 해당하는데 이 무렵 시인은 유배지 강진의 다산초당에 있었다. 다음 전간기사(田間紀事)에 그려진 그 무서운 흉년은 바로 전년 일이었다. 지금 3편 모두 조세 징수와 관련해서 발생한 사건을 다룬 것이다. 세곡(稅穀)은 대개 음력 정월부터 수납하여 조운선을 이용해 서울로 실어간다.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세미를 거두는 마감에 아전과 군교를 풀어서 민가를 수색하여 긁어내는 것을 검독(檢督)이라 한다. 검독이라는 것은 가난한 백성에게는 승냥이나 범과 같은 것이다[徵稅之末, 縱吏與校, 搜括民家, 名之曰檢督. 檢督者, 下民之豺虎也]. 호전(戶典) 세법(稅法)라고 했다. 지난해 추수를 별로 못했으니 조세를 바치지 못하는 것을 부득이한 사세다. 그럼에도 검독이 출동하여 닦달을 하는데, 그 정황은 3편의 서사시에 그려져 있다.

 

용산리(龍山吏)은 검독이 조세를 못 내는 집에서 소를 빼앗아가는 내용이다. 전체 네 단락으로 서술의 초점은 소에 두어졌다.

첫 단락에서 소 몰고 멀리멀리 사라지는 걸 / 집집이 문밖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 보네[驅牛遠遠去 家家倚門看].”로 서사적 화폭이 눈앞에 드러난다. 이때 바라본다[]’에 중점이 있는데 실은 진술 내용이 거의 전부 시각적으로 인지된 부분이다.

2단락에서 소를 빼앗는 배경적 사정을 서술한 다음 역시 뺏긴 소 바라보며 눈물 글썽글썽 / …… 적삼 치마 다 적시네[泫然望牛泣 淚落沾衣裙]”로 서사적 화폭은 옮기지 않으면서도 점층적으로 무겁게 된다.

3단락은 마을 풍색이 극도로 황량한데[村色劇疲衰]”라고 시각적 인식을 확대하면서 아전들이 소를 몰아가고 토식(討食)까지 하는 정황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제4단락에서 일련의 상황을 마무리짓는다.

소는 농민에게 있어선 제일 소중한 생산수단이다. 2단락에서 사또님 노여움 풀어드리기 급급한데 / 백성의 아픔이야 아랑곳하랴[勉塞官長怒 誰知細民苦]” 하듯 농민에게 없어서 안 될 소를 빼앗아가는 것은 원님의 노여움에 기인했다. 원님은 왜 굳이 소를 필요로 하는가? 마지막 구절에서 소 잡아 포를 떠서 권문세가에 바친단다[脯牛歸朱門]”라고 그 까닭을 알게 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3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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