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같은 낙엽 지는 소리
余於往年, 宿松泉精舍, 夢覺, 聞有聲如雨, 驚問寺僧曰: “雨耶?” 僧曰: “瀑聲也, 非雨也.” 遂口占曰: “三月山寒杜宇稀, 遊人雲臥靜無機. 中宵錯認千林雨, 僧道飛泉洒石磯.”
後日, 有客來言鄭松江澈一絶曰: “空山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上年八月十四夜, 洪慶臣遊楓岳, 宿表訓寺, 夜將央, 同遊琴者朴生曰: “雨矣.” 慶臣聞而覺. 明月滿窓, 視之天無點雲, 只簷外刳木取泉, 風吹飛沫, 作雨聲矣. 慶臣笑而遂口號一絶曰: “崖寺無塵秋氣淸, 滿窓明月夢初驚. 淙淙一壑風泉響, 錯認前山夜雨聲.” 諺稱‘詩人意思一般,’ 信哉. -『於于野談』
해석
余於往年, 宿松泉精舍,
내가 예전에 송천정사에서 묵다가
夢覺, 聞有聲如雨,
잠에서 깨었는데 소리가 있어 들어보니 빗소리 같았다.
驚問寺僧曰: “雨耶?”
놀라서 스님에게 “빗소리인가?”라고 물으니,
僧曰: “瀑聲也, 非雨也.”
스님은 “폭포소리이지, 빗소리는 아니네.”라고 말했다.
遂口占曰: “三月山寒杜宇稀, 遊人雲臥靜無機. 中宵錯認千林雨, 僧道飛泉洒石磯.”
마침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었다.
三月山寒杜宇稀 |
3월의 산은 추워 소쩍새도 없고, |
遊人雲臥靜無機 |
구름 속에 놀던 사람 고요하여 기미조차 없구나. |
中宵錯認千林雨 |
한밤에 울창한 숲의 비 내리는 줄 착각했더니, |
僧道飛泉洒石磯 |
스님은 말하네. “날리던 샘물이 돌 여울 씻어주는 것이네.” |
後日, 有客來言鄭松江澈一絶曰: “空山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훗날 나그네가 와서 송강 정철의 한 절구(「산사에서 밤에 읊조리며山寺夜吟」을 말해줬다.
空山落木聲 錯認爲疎雨 |
텅빈 산의 낙엽소리를 착각하여 가랑비 소리라 여겼지. |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
스님 불러 문에 나가 보게 했더니, “달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렸던데요.”라고 하네. 『松江續集』 |
上年八月十四夜, 洪慶臣遊楓岳, 宿表訓寺.
작년 8월 14일 밤에 홍경신이 풍악에서 놀며 표훈사에서 묵었다.
夜將央, 同遊琴者朴生曰: “雨矣.”
밤이 장차 끝나려 하니, 함께 갔던 가야금 연주자 박생이 “비온다.”라고 말했고
慶臣聞而覺.
경신은 그 소릴 듣고서 깨우쳤다.
明月滿窓, 視之天無點雲,
밝은 달, 한 가득 창에서 보니 하늘엔 한 점의 구름도 없이,
只簷外刳木取泉,
다만 처마 밖에 나무를 파서 샘물을 끌어오는데
風吹飛沫, 作雨聲矣.
바람이 불어 물방울 날리니 빗소리가 만들어졌다.
慶臣笑而遂口號一絶曰: “崖寺無塵秋氣淸, 滿窓明月夢初驚. 淙淙一壑風泉響, 錯認前山夜雨聲.”
경신은 웃으며 마침내 입으로 한 구절을 불렀다.
崖寺無塵秋氣淸 |
벼랑의 절엔 세상 먼지 없기 때문에 가을 기운이 맑고, |
滿窓明月夢初驚 |
창엔 밝은 달빛 가득해서 꿈에서 놀라 깼네. |
淙淙一壑風泉響 |
졸졸 한 골짜기의 샘물을 바람이 울리어 |
錯認前山夜雨聲 |
앞산에 밤비 내리는 줄 착각했네. |
諺稱‘詩人意思一般,’
속담에 ‘시인의 생각이 어슷비슷하다’고 하는데
信哉. -『於于野談』
참이로구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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