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로 뻗은 소나무에 걸린 달
삼차송월(三叉松月)
백광훈(白光勳)
手持一卷蘂珠篇 讀罷松壇伴鶴眠
驚起中宵滿身影 冷霞飛盡月流天 『玉峯詩集』 上
해석
手持一卷蘂珠篇 수지일권예주편 | 손에 한 권 『예주편』【예주편(蘂珠篇): 도사들이 즐겨 읽는 경전으로 신선이 되었다가 학과 함께 잠이 든다고 함.】을 잡고 |
讀罷松壇伴鶴眠 독파송단반학면 | 다 읽고서 소나무 단에서 학을 벗해 잠들었다가 |
驚起中宵滿身影 경기중소만신영 | 한 밤 중에 몸에 가득한 그림자에 놀라서 깨니, |
冷霞飛盡月流天 랭하비진월류천 | 찬 구름은 흩어진 채 달빛만 흐르네. 『玉峯詩集』 上 |
해설
이 시는 노직(盧稙)의 여주 망포정 팔경을 노래한 것 가운데, 세 갈래로 갈라지는 남한강 곁에 있는 소나무 위에 뜬 달을 보고 노래한 것이다.
망포정에 올라 신선들이 읽는다는 『예주편』을 독파하고 나니, 신선이 된 것 같아 학과 짝이 되어 소나무 단 아래에서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한밤중이다. 달빛이 온몸을 환하게 비추고 있고 차갑던 노을은 다 흩어지고 맑은 달빛은 온 세상을 비추고 있다.
백광훈은 팔문장가의 한 사람으로[首與友善而推許者 李山海崔慶昌白光勳崔岦李純仁尹卓然河應臨也 時人號爲八文章” 宋時烈이 지은 「墓碣文」],
홍만종(洪萬宗)은 이 시를 두고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108번에서 “시가 맑아서 아무런 찌꺼기가 없다[瑩澈無滓].”라 평하고 있다.
백광훈은 김만중(金萬重)의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본조의 시체는 네다섯 번 변했을 뿐만 아니다. 국초에는 고려의 남은 기풍을 이어 오로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성종, 중종 조에 이르렀으니, 오직 이행(李荇)이 대성하였다. 중간에 황산곡(黃山谷)의 시를 참작하여 시를 지었으니, 박은(朴誾)의 재능은 실로 삼백 년 시사(詩史)에서 최고이다. 또 변하여 황산곡과 진사도(陳師道)를 오로지 배웠는데, 정사룡(鄭士龍)·노수신(盧守愼)·황정욱(黃廷彧)이 솥발처럼 우뚝 일어났다. 또 변하여 당풍(唐風)의 바름으로 돌아갔으니, 최경창(崔慶昌)ㆍ백광훈(白光勳)ㆍ이달(李達)이 순정한 이들이다. 대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잘못되면 왕왕 군더더기가 있는데다 진부하여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강서시파(江西詩派)를 배운 데서 잘못되면 더욱 비틀고 천착하게 되어 염증을 낼 만하다[本朝詩體, 不啻四五變. 國初承勝國之緖, 純學東坡, 以迄於宣靖, 惟容齋稱大成焉. 中間參以豫章, 則翠軒之才, 實三百年之一人. 又變而專攻黃ㆍ陳, 則湖ㆍ蘇ㆍ芝, 鼎足雄峙. 又變而反正於唐, 則崔ㆍ白ㆍ李, 其粹然者也. 夫學眉山而失之, 往往冗陳, 不滿人意, 江西之弊, 尤拗拙可厭].”라고 언급한 것처럼, 당풍(唐風)의 영향을 받았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28~2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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