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을 묘사한 정사룡 시와 권근 시의 차이
余少時, 遇詩人鄭之升於外舅申家, 問曰: “鄭士龍遊金剛山無佳作, 獨一小詩絶句爲絶唱, 信乎?”
之升曰: “古人賦楓嶽, 無有放象楓嶽之面目者, 至於湖陰詩, ‘萬二千峰領畧歸, 蕭蕭黃葉打秋衣. 正陽風雨燒香夜, 蘧瑗方知四十非.’ 信是佳作.
但此詩, 雖於香林․淨土賦之亦佳. 香林․淨土兩寺, 京山俗刹也.
獨權近詩二句, ‘削立亭亭千萬峯, 碧雲開出玉芙蓉.’ 此則善形容金剛面目者.
今而思之, 眞所謂可與論詩者也. -『於于野談』
해석
余少時, 遇詩人鄭之升於外舅申家, 問曰:
내가 어릴 때 외가인 신씨의 집에서 시인 정지승을 만나 물었다.
“鄭士龍遊金剛山無佳作,
“정사룡이 금강산에서 노닐었는데 좋은 작품은 없고
獨一小詩絶句爲絶唱, 信乎?”
유독 한 짧은 절구만이 절창이라 하는데 참말입니까?”
之升曰: “古人賦楓嶽,
그러자 정지승이 말했다. “옛 사람이 풍악산에 대해 지은 작품 중에
無有放象楓嶽之面目者,
풍악산의 진면목을 형상한 것들이 없었는데,
至於湖陰詩, ‘萬二千峰領畧歸, 蕭蕭黃葉打秋衣. 正陽風雨燒香夜, 蘧瑗方知四十非.’
호음의 「풍악산에서 노닐며遊楓嶽」라는 시에 이르러서야
萬二千峰領略歸 |
만 이천봉을 대충 보고 오니, |
蕭蕭落葉打秋衣 |
우수수 지던 낙엽이 나그네의 옷을 치네. |
正陽寒雨燒香夜 |
정양사 차가운 비 속, 향 태우던 밤에 |
거백옥처럼 비로소 마흔에야 잘못 산 것을 깨우쳤지. 『芝峯類說』 |
信是佳作.
참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나왔습니다.
但此詩, 雖於香林․淨土賦之亦佳.
그러나 다만 이 시는 비록 향림사나 정도사에서 지었어도 또한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香林․淨土兩寺, 京山俗刹也.
향림사와 정토사 두 사찰은 한양의 산에 있는 사찰입니다.
獨權近詩二句, ‘削立亭亭千萬峯, 碧雲開出玉芙蓉.’
유독 권근 「금강산金剛山」의 시 아래와 같은 구절이
削立亭亭千萬峰 |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천 만 봉우리. |
海雲開出玉芙蓉 |
바다 구름 개자 나타난 옥 같이 푸르네. |
此則善形容金剛面目者.
금강산의 진면목을 형상한 것입니다.”
今而思之, 眞所謂可與論詩者也. -『於于野談』
이제 생각해보니, 진실로 시를 함께 이야기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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