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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수광 - 시설(詩說) 본문

한시놀이터/담론

이수광 - 시설(詩說)

건방진방랑자 2019. 2. 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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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풍에 힘쓰라, 두 번 힘쓰라

시설(詩說)

 

이수광(李睟光)

 

 

시는 작은 기술이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詩固小技. 而文之至精者莫過於詩. 故非性相近則雖力強而爲之, 亦終不能似也. 況性不近力不強而所尙卑者乎.

 

썩어도 당풍(唐風)

夫詩自魏晉以降, 陵夷至徐庾而靡麗極矣. 及始, 稍稍復振, 以至盛唐諸人出, 而詩道大成, 蔑以加焉. 晩唐則又變而雜體竝興, 詞氣萎弱, 間或剽竊陳言, 令人易厭. 然比之於, 體格亦自別矣.

 

당풍(唐風)을 무조건 비판하는 사람들의 모습

後之人, 驟見其小疵, 而槩以爲可薄, 又徒知晩唐之爲, 而不知始盛之爲. 甚者守井管之見, 肆雌黃之口, 全昧聲律利病. 而妄議工拙是非. 至謂唐不可學’, 或謂唐不必學,’ 靡靡焉惟之趨, 纔屬文則曰: ‘足矣,’ 不復求進. 苟以悅時人之目而止. 信乎言詩之難也.

 

고니를 조각하듯, 범을 그리듯 당풍(唐風)을 배워라

古人曰: “刻鵠不成尙類鶩, 畫虎不成反類狗.” 余竊以爲譬則鵠也, 譬則虎也. 盛唐不懈則可以出漢魏以及乎古, 學宋而益下則恐無以復正始, 而宋亦不可能矣. ! 苟非沈潛妙詣, 頓悟獨得者, 曷足以興此? 芝峯先生集卷之二十一

 

 

 

 

해석

 

시는 작은 기술이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詩固小技.

시는 본디 작은 기술이다.

 

而文之至精者莫過於詩.

하지만 문장의 지극히 정밀한 것 중에 시를 넘어서는 것은 없다.

 

故非性相近則雖力強而爲之,

그렇기 때문에 본성이 서로 가깝지 않으면 비록 힘으로 노력하더라도

 

亦終不能似也.

또한 마침내 비슷해질 수가 없다.

 

況性不近力不強而所尙卑者乎.

하물며 본성이 가깝지 않는데도 노력조차 하지 않아 더욱 비천해짐에서랴.

 

 

썩어도 당풍(唐風)

 

夫詩自魏晉以降, 陵夷至徐庾而靡麗極矣.

무릇 시가 위진 아래로 점차 쇠하다가 서유체徐庾: 남북조 庾信이란 사람으로, 문장이 綺絶하여 徐陵과 이름을 나란히 해 徐庾體로 불림.를 사용함에 이르러선 화려함이 지극해졌다.

 

及始, 稍稍復振, 以至盛唐諸人出,

초당에 이르러 점점 다시 진흥되다가 성당(盛唐)의 여러 작가들이 나옴에 이르러선

 

而詩道大成, 蔑以加焉.

시도(詩道)가 크게 성취되었으니, 이보다 더 할 것은 없었다.

 

晩唐則又變而雜體竝興, 詞氣萎弱,

만당이 되어선 또한 변하여 잡스런 시체(詩體)들이 아울러 흥행하여 말의 기세가 위약해졌고

 

間或剽竊陳言, 令人易厭.

간간히 진부한 말을 표절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질리게 했다.

 

然比之於, 體格亦自別矣.

그렇다 하더라도 송()나라 때와 비교하면 시체의 격조가 스스로 구분 지어진다.

 

 

 

당풍(唐風)을 무조건 비판하는 사람들의 모습

 

後之人, 驟見其小疵, 而槩以爲可薄,

후대 사람들은 갑작스레 작은 흠만을 보고 당풍이 천박하다고 여기고,

 

又徒知晩唐之爲, 而不知始盛之爲.

또한 다만 만당이 당풍(唐風)임은 알지만, 초당(初唐)이 당풍(唐風)임을 알지 못한다.

 

甚者守井管之見, 肆雌黃之口,

심한 자들은 편협한 식견井管: 천박하고 비루한 단편적인 식견을 비유함比喻淺陋, 片面的見識.을 고수하고, 수정하는 입雌黃: 옛 사람이 글자를 쓸 때 누런 종이에 쓰다가 잘못 쓰면 자황을 흩뿌린 후에 글자를 고쳤다古人寫字用黃紙, 有誤, 則用雌黃塗抹後改寫을 멋대로 하여

 

全昧聲律利病.

온전히 성률(聲律)의 이로움과 해로움엔 어둡다.

 

而妄議工拙是非.

그런데도 망령되이 잘 씀과 못 씀, 옳음과 그름을 평론한다.

 

至謂唐不可學’,

그러다 지극해지면 당풍(唐風)은 배울 만한 게 없다.”고 말하고,

 

或謂唐不必學,’

혹은 당풍(唐風)을 반드시 배울 필요는 없다고 하며,

 

靡靡焉惟之趨, 纔屬文則曰: ‘足矣,’ 不復求進,

쏠리듯이 송풍(宋風)으로 가며, 비로소 글을 지으면 충분하다.”라고 하면서 다시는 나아가길 구하질 않아

 

苟以悅時人之目而止.

진실로 당시 사람들의 이목을 즐겁게 함에 그쳐버린다.

 

信乎言詩之難也.

참이로구나! 시를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

 

 

 

고니를 조각하듯, 범을 그리듯 당풍(唐風)을 배워라

 

古人曰: “刻鵠不成尙類鶩,

옛 사람이 말했다. “고니를 조각하다가 완성되지 못해도 오히려 오리와 비슷하고,

 

畫虎不成反類狗.”

범을 그리다가 완성하지 못해도 도리어 개와 비슷하다.”

 

余竊以爲譬則鵠也, 譬則虎也.

내가 생각하기로 당풍(唐風)은 비유하면 고니이고, 송풍(宋風)은 비유하면 호랑이다.

 

盛唐不懈則可以出漢魏以及乎古,

그래서 성당(盛唐)을 배움에 게으르지 않으면 한나라와 위나라에 나아가 고문(古文)에 이를 수 있고,

 

學宋而益下則恐無以復正始, 而宋亦不可能矣.

송풍(宋風)을 배워 더욱 낮아지면 올바른 시초로 돌아오지 못해 송풍(宋風) 또한 할 수 없을까 두렵다.

 

! 苟非沈潛妙詣, 頓悟獨得者,

! 진실로 침잠하여 오묘한 뜻에 돈오하여 홀로 터득한 사람이 아니라면,

 

曷足以興此? 芝峯先生集卷之二十一

어찌 족히 이 말에 흥기하겠는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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